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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 Jan 06. 2024

매일
작은 부활을 꿈꿨다

정신을 차리고 싶었다

그래서

약속했다.     


나를

검열하고, 평가하기로

칭찬하고, 인정하기로

위로하고, 사랑하기로

관리하고, 비판하기로 

탐색하고, 쇄신하기로

예측하고, 재발견하기로

교육하고, 바꾸기로 했다.   

  

나에게

일요일마다 편지를 쓰고

분위기에 어울리는 말을 걸고

소소한 생각에 미소 짓고

작은 의견일지라도 귀 기울이고

꼰대 같은 병에 걸려 영혼에 주름이 지지 않도록 마음이 늙지 않게 지키고

오감이 시들지 않도록 이소리 저 소리 이 모습 저 모습 보여주고 들려주고

머리를 스치는 잡다한 상황을 질문하기로 했다.     


그래서

어디로든 떠나고, 무엇이든 보고

카메라에 순간을 담고 하루를 적고

무심히 쌓아 두었던 책을 읽고 생각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고

먼지 속 기구를 꺼내 들고 굴리고

판에 박힌 빈곤한 되풀이를 깨고 풍요로운 반복을 추구하고

기억 속 지인의 안부를 묻고 만나고

시간의 파괴성을 창조성으로 바꾸고

하루를 만드는 작은 것들에 주의를 기울이기로 했다.     


그러나

3일도 전에 하나씩 흐려진다.


삶은 열의와 피로의 싸움이라는 누군가의 말이 무겁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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