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 나무 댐의 비버, 구름 호수의 백조

by 이고


나무의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어른 나무들이 그간 파랗게 흔들거리던 마음을 다잡고,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려 각양각색의 화려한 깃털을 갈아입는 계절이죠. 유난히 수줍은 작은 나무들은 바람에 전한 서로의 속삭임에 낙엽 깃털을 날리며 연못을 빨갛게, 노랗게 물들입니다. 작년의 푸른 새싹이 이제 어엿한 가지와 든든한 뿌리를 내렸고, 새로운 아기 나무가 될 도토리, 밤, 산수유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 굴러다닙니다.


초록 연못의 아기오리들도 나무처럼 더 자랐고, 새하얀 깃털의 옷을 갈아입게 되었습니다. 형제들은 물에 더 잘 뜬다며 싱글벙글 들떴고, 다소 차가워진 연못물은 개운한 세수로 더 크고, 말똥거리는 눈을 갖게 했습니다. 세 개의 숲과 연못을 겪다 보니 우리 오리들은 의젓한 자식들로 자라, 엄마에게 물고기와 싱싱한 풀을 찾아 드렸고, 엄마는 더 이상 자식들을 혼내거나 큰소리 낼일 없이 작고 마른나무처럼 가끔 이는 바람에 기침만 하실 뿐이었습니다.


먹이를 다 찾고, 형제들이 물가에서 쉬고 있을 때, 저는 남몰래 비버 아저씨의 나무 댐으로 갔습니다. 연꽃 바위만큼 높으면서 튼튼하고, 미끈거리지 않았죠. 저는 그곳에서 물가로 뛰어내리면서 나는 연습을 했습니다.


“저 아이가 또 왔구나.”

- 어머~어머~ 그 별종 오리야 쟤가?


“이 시간쯤 되면 항상 오지”

- 아니 댐 위에서 저렇게 뛰어다녀도 되겠어요?


“어허! 이 사람이, 나 몰라서 그래? 여섯 개 숲 전쯤인가? 비 엄청 왔을 때! 그때도 안 무너진 댐이야!”

- 또! 또! 또! 그 소리네, 그게 뭐 당신 혼자 했소? 나도 하고, 건넛집 비버 양반도 같이한 거지!


“에헴……. 저 댐은 내 인생의 역작이다 이 말이야! 장인을 의심하지 말어!”

- 그럼 여기 살지, 왜 굴로 옮겼소?


“……. 요새 이빨이 좀 시려서.”

- 허이고~ 근데 저 오리는 왜 자꾸 저기서 날뛴대요?


“소문으로 뭐라나? 날아서 어딜 간다던데?”

- 오리가 뭘 어떻게 날아? 오리가 날 수 있나? 응?

“좀 애가, 좀 그래, 별종이야. 괜히 뭐 건드리지 말자고.”


-우두둑! 와장창!-


“아이고 강물님! 이게 뭔 일 이래!”

- 뭐? 무슨 일이야!


내가 뛰어내린 다음 얼마 지나지 않아 시냇물을 막은 댐의 일부분에 나뭇가지가 무너져 물이 세기 시작했습니다.


“일 났네! 일 났어! 기어코 일을 벌이는구나!”

- 좀 진정 좀 해요 당신! 안 무너진다고 장인 어쩌고 그러더니!


“진정하게 생겼어! 아이고! 이걸 어째!”

- 그 예전에 갈아둔 썩은 나무가 낡아서 세는 거 아니에요! 그것만 고치면 되겠구먼!

“아… 그런가…….? 아너 그보다, 이놈의 오리 궁둥짝을 그냥!”


비버 아저씨는 다급하게 나뭇가지를 물어 물가로 뛰어들었고, 깨진 댐으로 달려가 빈틈을 신속하게 막았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장면에 저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그 광경을 넋 놓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비버 아저씨는 잔뜩 심술 난 얼굴로 나에게 다가왔습니다.


“이놈아! 왜 남의 댐 위에서 뛰어다니는 거야!”

- 죄송해요, 아저씨……. 제가 잘못했어요. 댐이 너무 튼튼해 보여서.


“튼튼……. 헤헤. 그건 그렇지. 튼튼하긴 하지, 나무가 썩어서 어쩔 수 없던 거지.”

- 아저씨 정말 대단해요, 어떻게 그렇게 빨리 물을 막아내시는지, 전 정말 놀랐어요…….!

“에……. 에헴! 오리 주제에 보는 눈은 있구먼……. 뭐 이런 거 나한테는 뚝! 딱! 이면 떡! 하고 나오는 거지. 헤헤!”


비버 아저씨는 헛기침을 하더니 수염을 씰룩거리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옆에는 그리 밝진 않은 표정의 비버 아줌마가 말없이 아저씨를 흘겨보다가 한숨을 쉬고 굴로 들어가 버리셨습니다.


“이런 게 하루 이틀 해서 나오는 기술이 아니거든! 나무가 털을 수백 번 갈아입을 때까지 반복과 연습! 응? 고도의 집중력이 있어야 이런 기술이 나온다! 이 말이야!”

- 와……. 나무가 수백 번이나?!


“뭐……. 수백 번은 아니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피와 땀을 흘리면서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장인의 기술이다! 이 말이야! 헤헤헤!”

- 오오, 아저씨 대단하세요! 진짜 그게 되는군요!


“잉? 뭐가 돼?”

- 노력이요! 정말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면 된다는 거요!


“어……. 그렇지……. 되지..”

- 아저씨도 처음엔 좀 서투셨겠죠?


“어? 그렇지……. 뭐... 다 처음엔 서툴지. 근데 열심히 하면! 응? 나처럼 된다 이거야! 하하!”

- 이 댐이 원래 있던 게 아니었구나!


“그럼~ 이 댐이 물길을 막아서 초록 연못이 되는 거라고!”

- 초록 연못을 아저씨가 만드신 거라고요?!


“아니. 꼭.. 그런 건 아닌데……. 아무튼! 비숫하다고 볼 순 있지.”

- 대단해요!


다시 보니 더욱 거대하게 보이는 댐은 저의 날개와 가슴을 더 크게 만드는 것만 같았습니다. 비버 아저씨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저는 그간 혼자 느꼈던 실망과 좌절을 보상받고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아저씨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이 댐을 짓게 된 건가요?”

- 뭐……. 가족이지……. 안사람이랑 내 새끼들 지낼 굴 한 칸이라도 있으려면. 기술이라도 배워야지 않겠어?



비버 아저씨는 비버 아줌마가 들어간 댐 옆 굴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습니다.


“나도 인마, 처음엔 댐을 잘 못 지었어! 댐은커녕 나무도 자를 줄 모르는 비버였지! 아버지랑 아저씨들한테 많이 혼났다! 헤헤헤…….”

- 아저씨도 못했었다고요?


“그래 인마, 근데 어쩌냐! 나 하나 믿고 사는 마누라랑 콩알 같은 새끼들이 있는데! 밤낮으로 나무 자르고 이어 붙이고, 이빨에서 피나도록 나무를 물었다. 내 인생 모든 걸 걸었다! 이 말이야! 야 내 이빨 보여? 원래 이게 네모났어!”


비버 아저씨는 입을 벌리고 이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빨은 세모났고 날카롭게 갈려있었습니다. 저는 놀라움에 날개에 힘이 들어가면서 저릿저릿 소름이 돋았습니다.


“아저씨, 간절하다면, 그리고 모든 걸 걸고 열심히 한다면 이루어질까요?”

- 그럼! 네 앞에 안 보이냐? 내가 바로 그 증거야!


“저는 날고 싶어요.”

- 음… 어?


“저는 날고 싶어요. 약속도 했어요. 별똥별이 되어야 해요. 친구도 찾아가야 해요.”

- 별똥별?


“밤하늘을 나는 별이요! 열심히 나는 연습을 해서 별똥별이 될 거예요!”

- 그……. 오리가 날 수 있나……?


“네? 저도 아저씨처럼 열심히! 정말 열심히 하면 할 수 있겠죠!”

- 어… 그렇지?

“사실 다른 오리 형제들은 제가 별종이라고 손가락질해요. 아무리 연습해도 오리는 날 수 없다며 놀리죠.”


비버 아저씨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저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매일 날개가 부서져라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죠. 그래서 제 자신에게 실망하고 있었어요. 혼자 울기도 많이 울었죠. 난 왜 이리 못난 오리일까. 이게 되는 걸까 스스로 되물으면서요.”

- 음……. 나도 소싯적에 그랬었지. 형제 비버들이 나무 하나 못 자르는 놈이라고 놀렸지.


“저는 꼭 날고 싶어요. 밤하늘을 자유롭게 날아서, 달까지 날아가고 싶어요! 정말 열심히 해서 꼭 날고 싶어요!”

- 인마, 네가 그렇게 간절하다면, 그리고 노력한다면 될 거야. 남들이 놀리고 손가락질하는 것에 신경 쓸 필요 없단다.


“정말요?”

- 인마, 날 봐라. 지금 이 나이에 아직도 댐 지을 수 있는 비버가 몇이나 될 것 같냐? 나 놀리던 비버 녀석들? 지금은 다 내 밑이야! 헤헤!


“오오!”

- 네가 그렇게 열심히 한다면, 하늘이 감동해서라도 반드시 날 수 있다! 노력하지 않는 놈들에겐 국물도 없어. 내가 널 다시 보니 너는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헤헤헤!


“아저씨 고마워요!”

- 자식이 고맙긴~헤헤~


“아저씨 죄송하지만, 제가 여기 댐에서 더 연습해도 될까요? 여기만큼 튼튼한 곳이 없어요!”

- 후후 튼튼하긴 하지. 얼마든 해도 좋아~ 아니 근데 너…


그때 비버 아줌마가 굴에서 뛰어나왔습니다.


“이 양반이! 굴에 안 들어오고 뭐해!”

- 어?


“이 양반이! 애한테 뭔 소릴 그렇게 하는 거야?”

- 아니! 내가 뭘!


“얘! 너 여기서 놀지 말고 딴 데 가서 놀아라!”

- 어허! 이 사람이 왜 갑자기 애한테 왜 그래!


“오리 너 왜 자꾸 댐에서 뛰는 거니?”

- 아, 저는 나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응 날아? 오리가 어딜 날아? 아무튼 여기서 뛰어다니지 마라!”

- 어허! 이 사람이! 그만 들어갑시다!


비버 아저씨는 비버 아줌마를 말리며 굴로 밀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보고 윙크를 하며 세모난 이빨을 드러내며 방긋 웃었습니다. 그리고 댐 쪽 가리키며 작게 속삭였습니다.


“인마~ 열심히 해라~헤헤~”


가족 중에서도 없었던 내 편인데, 오늘 처음 본 아저씨가 들어줬다는 것은 건 엄청난 기쁨이었습니다. 응원을 받는다는 기분이 이런 건가요? 친구 하자는 제 말을 들은 달오리의 기분이 이랬을까요? 나무의 깃털들이 더 빨갛고, 더 노랗고, 하늘은 더 푸르고, 시냇물은 더 맑게 들리고 숲의 모든 게 더 확실하게 보이고 들리는 느낌. 알을 깨고 나와 처음 세상을 보았을 때보다 모든 게 환했습니다. 온몸에 깃털들이 하나하나 느껴져 당장이라도 뛰어 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댐에 올라가 연못을 바라보았습니다. 연못에 빠져 또다시 물에 젖을지라도 저는 두렵지 않았습니다. 저는 또다시 할 테니까요. 어차피 포기하지 않을 거니까 저는 두렵지 않습니다. 저는 날 수 있습니다.


여느 날과 같이 댐에서 뛰어 나는 연습을 할 때, 새하얗고 큰 새가 날아왔습니다. 큰 새는 나무 댐만큼 크고 거대한 날개를 활짝 펴더니 우아한 몸짓으로 시냇물에 목을 축이고 있었습니다. 처음 본 거대한 새에 저는 넋이 나가 물에 둥둥 떠 있었습니다. 그러다 큰 새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꼬마야, 왜 그렇게 쳐다보니?”

- 아니 전, 그냥……


저는 너무 놀랍고 위축된 마음에 말을 더듬거렸습니다. 큰 새는 긴 목을 갸우뚱거리더니, 저에게 목을 쭉 내밀어 부리로 톡 건드렸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 생각에도 없던 자기소개를 외쳤습니다.


“저는 초록 연못, 버드나무에 사는 다섯째 오리입니다!”


큰 새는 잠시 당황했는지 말이 없더니, 목을 꺾어 호탕하게 웃었습니다.


“하하하! 재밌는 녀석이구나! 귀여운 자기소개였다! 물 마시러 온 거니? 어머닌 어디 계시고 혼자 있는 거야?”

- 엄마는 집에 계시고, 저는 나는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뭐?”


큰 새는 다시금 목을 갸우뚱거리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리곤 부리로 아직 솜털이 가시지 않은 저의 날개를 쓱 훑더니 말했습니다.


“너는 오리 아니냐? 왜 오리가 나는 연습을 하지?”

- 저는……. 별똥별이 될 거거든요. 그래서 나는 연습 중이에요!


큰 새는 위아래로 저를 훑어보더니, 몸을 젖히며 말했습니다.


“그래, 나는 구름 호수의 백조라고 한다. 구름 호수로 가던 중이지.”

- 구름 호수요?

“그래, 여기서 좀 떨어진 곳이지. 해가 뜨기 전까지 호수 위에 구름들이 모여 잔잔하게 쉬어가는 곳이란다.”


저는 하늘 위에 뭉게뭉게 뜬 구름을 올려보고 구름들도 쉬는구나 하며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달오리가 생각나서 들뜬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도 구름에 대하여 아는 게 있어요! 하늘의 별들을 땅 아래로 쏟아내, 온 세상이 하얗게 빛내는 회색 구름에 대한 얘기요!”

- 회색 구름이라……. 음 그렇군……. 그 얘기구나! 온 세상이 별빛으로 하얗게 빛나는 날이 있지! 흐르는 시냇물도 쉬고, 나무도 조용히 잠들고, 모든 숲과 강이 그 별빛을 기다리며 고요히 잠드는 날이지! 아마 여기 초록 연못도 하얀 별빛의 연못이 될 거란다!


“와……. 정말이었구나! 정말 별을 내리는 회색 구름이 있었어!”


저는 백조 아저씨의 이야기에 숨죽여 엿들었던 옆집 아줌마 오리의 미운 이야기를 떠올리며 황홀한 상상에 빠졌습니다.


“근데, 너는 오리면서 왜 날고 싶어 하니? 충분히 수영도 잘하지 않나?”

- 저는 별똥별처럼 자유롭게 날고 싶어요! 별도 만나고, 달도 만나고, 구름도 만나고 싶거든요!


백조 아저씨는 신난 저를 보고 잠시 가만히 있다가, 금세 호탕하게 웃었습니다.


“하하하! 그럼 정말 많이 연습해야겠구나! 아저씨도 너만 했을 때, 잘 날 수 없었지.”

- 아저씨 가요? 날지 못했다고요?


“그래, 구름과 손 붙잡고 해님에게 날아가고 싶었지, 하지만 바로 그렇게 날 수 있던 건 아니란다. 깃털이 뽑힐 때까지 날갯짓해서 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지. 중요한 건 날 수 있다는 믿음이란다.”

- 믿음…….


“하늘을 나는 상상과 믿음이 곧 나의 날개가 된단다.”

- 우아와! 상상과 믿음! 날개라고?!


저의 눈에 이미 하늘이 한가득 담겼고, 꼬리를 씰룩거리며 흥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백조 아저씨는 제 반응이 과도했는지 아니면 당황스러웠는지, 처음에 호탕한 모습과 다르게 조금씩 안쓰러운 눈빛으로 변했습니다. 이따금 씩 긴 목을 젖히며 하늘을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아저씨! 보세요! 제 날개가 어떤가요? 저도 아저씨처럼 나름 큰 깃털이 있어요!”


저는 솜털 사이, 저의 갓 나온 새싹 같은 깃털 중 가장 큰 깃털을 골라 흔들며 뽐냈습니다. 백조 아저씨는 쓴웃음과 함께 말없이 커다란 날개로 저의 머릴 쓰다듬었습니다.


“아저씨, 저도 나중에 커서 구름 호수로 날아갈 거예요! 제 친구도 함께 갈게요! 나중에 제 친구도 소개해드릴게요!”

- 그러려무나. 그때 구름 호수에 오면 내가 맛있는 물고기를 잡아주마.

“신난다! 좋아요 좋아! 꽥꽥!”


백조 아저씨는 기특하다는 표정으로 연신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그리고 나직이 나이를 물었습니다.


“오리야, 네가 몇 숲 정도지?”

- 아, 저는 세 개의 숲을 막 지났어요!

“그렇구나… 장하다.”


백조 아저씨는 빙긋 웃고 날개를 추슬러 날아갈 준비를 하였습니다. 날아오르기 직전에 뭔가 할 말이 있는지 멈칫 서서 뒤돌아 말했습니다.


“구름이… 왜 호수에 내려오는지 아니? 하늘이 생각보다 외로워서, 호수가 보고 싶어 내려온다는구나. 구름은 사실 울보란다. 호수에 가고 싶어 가끔 엉엉 울지.”


저는 갸우뚱거리며 백조 아저씨의 반쯤 보이는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구름도 하늘도 좋지만, 아저씨는 네가 깊고, 넓은 호수가 되는 것도 멋지다고 생각한단다. 그럼, 또 보자꾸나.”


백조 아저씨는 그 말을 뒤로한 채, 커다란 날개를 쳐 풀쩍 날아올랐습니다. 백조 아저씨의 날개 그림자가 저를 스쳐 지나고, 금세 파란 하늘 속에 하얀 점이 되었습니다. 백조 아저씨에 대한 감탄과 존경과 동시에 날 수 있다는 믿음, 마지막에 알 수 없었던 넓은 호수가 되라는 말을 곱씹었습니다. 그날은 유난히 구름 없이 높고 파란 하늘이었지만, 나무 댐 사이 새어 흐르는 연못물 사이로 새하얀 솜털들이 구름처럼 흘러갈 만큼 뛰고 또 뛰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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