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겨울에 태어난 매미

by 진진

블로그에 일기처럼 글을 썼었다. 블로그명은 매미.


매미라 지었으나 우스운 것은 나는 매미를 무서워한다. 시골 서 자라 개구리도 잠자리도 매미도 곧잘 만지곤 했는데, 커서 보니 그저 영락없는 곤충의 모습에 징그럽게 느껴지더라.

그런 나의 어릴 적 별명은 매미였다.


매미라 이름을 붙인 이유는 어렸을 적 쉬도 때도 없이 울어대서 매미라는 별명을 할아버지가 붙여주셨었다고 했다. 촌에서 온 동네 돌아가며 봐주던 울보 매미. 오죽하면 동네 사람들이 나는 매미, 사촌 여동생은 땡삐라 불렀을까.


먹고 살기 힘든 탓이었을까 첫째인 나는 조부모님과 한동안 살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살림은 힘들었어도 정말 가장 따뜻하고 풍요로웠던 것 같다.


요즘 같은 세상 서울 살이를 하다 보니 같은 빌라사는 사람을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쳐도 내가 어느 층에 내릴까 아는 것도 두려운 마당에 지금도 살던 동네에 가 누구 손녀라 말하면 네가 그 매미냐 물을 그 따뜻한 온정을 상상만 해도 마음이 녹는다.


지금의 나는 모든 인간관계가 주고받고에 의해 유지되며 그것이 당연하다 생각하지만 예외적으로 유일한 사람들은 할머니 할아버지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내게 한도 없고 조건 없는 사랑을 준 유일한 사람들이다.

하느님 부처님 믿는 종교는 없고 무섭거나 간절히 바랄 때 기도하게 되는 분들.


물론 기억도 가물한 그때의 어린 내가 예쁘기만 했을까 싫은 소리보다는 머리 한번 쓰다듬어줬을 테지만 언제나 돌아가겠냐 물으면 여차 없이 가겠다 대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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