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고요한 겨울 일상

지금은 노르웨이

by 파란선

12월이 되자 평상시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고, 아침에는 아침인지 저녁인지 알 수 없는 어두움이 찾아왔다.


올해 내 인생 처음으로 휴직을 한 나는 우리집 유일한 운전기사로 아이들과 신랑을 출근 시키고 나면 슈퍼에 들렀다가 집으로 바로 온다. 집에 오면 오전 10시경이고 그때서야 날이 밝아 온다. 나는 그제서야 늦은 아침겸 점심을 먹고나서 거실 창 밖을 바라본다.

정말이지 까치들이 뛰어다니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전화기도 거의 울리지 않는 하루. 갑자기 코로나 바이러스가 심해진 비켄 지역(오슬로)은 사람과의 교류를 자제 시켰고,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기 시작했다. 모든 연말 행사들이 취소 되었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여겼던 그 상황을 그대로 넘겨 얼마나 다행인지. 일년이 지나 안 사실은 노르웨이 인들이 가족중심 문화에 이웃교류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우리는 2020년 8월에 딱 한번 동료가족과 식사를 하였고 지난 10개월간 누구를 초대하지도 초대 받지도 않았다.

집앞


내가 처음으로 계획한 휴직은 이런 고요함이 아니었다. 문화교류와 배움 그리고 만남이었는데. 딱 우울증 오기에 좋은 짧은 하루, 어둡고 추운 날씨, 교류의 단절 등의 연속이었다.


이런 고요한 일상이 우울하게 만들 듯 하여 매일 쿠키를 굽고 케잌을 만들면서 먹는 것에 집중하였다. 첫 월세집은 좁고 오래된 집이라 주방에서 나 홀로 불평하기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좌), 진저브레드하우스(우)

12월 1일을 맞이하여 크리스마스 트리도 장만하고, 그동안 모아온 성탄 트리 오너먼트를 가족과 함께 모여 달았다. 그리고는 아이들과 진저브레드 하우스를 만들고 장식하였다. 만든 진저브레드 하우스는 새해 전날 같이 깨먹는 전통도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성당도 마켓도 취소되어 고요했던 그날의 성탄절은 동네 광장에 홀로 서있는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를 슬퍼 보이게까지 하였다.



산타루시아 날(좌), 전통 샤프란빵(우)

12월 13일이 되자 루시아 성인을 기념하는 산타루시아 날이 왔다. 이날은 아이들이 하얀 드레스를 입고 촛불이 달린 관을 쓰거나 촛불을 들고 다니는 행사를 한다. 또한 마을 곳곳이 불로 밝혀지고 노래를 부르며 샤프란빵을 만들고 진저브레드 쿠키를 먹기도 한다. 루시아 날은 어두움에 빛을 가져온다는 의미를 기념한다. 하교한 아이들과 샤프란 넣어 만든 반죽을 반죽기에 돌린 후 고양이꼬리 모양으로 빚어서 건포도 두알을 올려 오븐에 구웠다. 성탄절 차와(계피향) 함께한 그 맛이 일품이었다.


노르웨이 전통 성탄음식 리뻬

성탄절날에는 미리 사놓은 리뻬를 소금에 절여서 오븐에 구웠다. 겉은 아주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돼지고기 갈비 음식이었다. 신랑은 리뻬와 곁들일 삶은 양배추와 콩을 준비하고 메쉬 포테이토를 만들어 주었다. 멋진 설경이 있는 창밖은 너무 추워 서리와 김으로 휩싸여 보이지 않았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따뜻한 성탄절이었다. 성탄절이 있기 열흘전에는 (12월 13일) 루시아 성인을 기념하는 산타루시아 날이 있었다. 이날은 아이들이 하얀 드레스를 입고 촛불이 달린 관을 쓰거나 촛불을 들고 다니는 행사를 한다. 또한 마을 곳곳이 불로 밝혀지고 노래를 부르며 샤프란빵을 만들고 진저브레드 쿠키를 먹기도 한다. 루시아 날은 어두움에 빛을 가져온다는 의미를 기념한다.

이글루 만들기

눈은 매일 같이 쏟아지고 스키센터 옆에 사는 우리집이 있는 동네는 눈을 치우기가 하루 일과 시작과 끝이다. 날씨가 영하 15도 -21도로 떨어지기에 얼어버리면 너도 나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얼어붙은 바닥에 넘어지는 일이 우리에게 끊임없이 일어났다. 주말이나 방학에 눈이 너무 많이 내리는 날에는 아이들이 하루종일 눈썰매를 타고 스키를 타며 마당에 이글루를 만드는 신기한 일이 생긴다. 심심할 틈이 없다. 저녁이 되면 어두워서 아이들은 저녁 8시에 잠이 든다.


그렇게 12월의 고요한 노르웨이의 겨울이 지나가고 새해의 새로운 고요함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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