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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내 아이가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

앉아 있는 시간보다 중요한 것

by 담담이

“일어나~! 학교 가야지!”


아침 9시, 아이들은 어김없이 학교로 향한다. 8교시를 꼬박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도 잠시, 이내 다시 학원으로 향하는 일상이 반복된다. 월수금엔 영어, 화목엔 수학, 주말엔 밀린 숙제와 사회, 과학 과목까지.


그렇게 정규일정이 끝나고 나면 드디어 ‘자습시간’이 찾아온다. 하지만 그 시간마저도 진짜 ‘자기 것’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어떤 아이는 자기 방에서,
어떤 아이는 스터디카페에서,
또 누군가는 도서관이나 학원 자습실에서 하루의 마지막 자투리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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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는 묵묵히 응원의 마음을 보낸다. 하지만 마음 한편엔 어김없이 스쳐가는 질문이 있다. “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 걸까?”


부모만큼 자식을 믿는 존재는 이 세상에 없다. 그래서 아이가 책상 앞에 앉아 있는 모습만 봐도, 부모는 스스로를 안심시킨다. “그래, 우리 아이는 그래도 노력은 하고 있어.”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앉아 있긴 하지만 공부를 하고 있지 않은 아이들이 훨씬 더 많다.
대략 70~80%의 아이들은 그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런 아이들의 부모는 종종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저희 아이는 하루에 열 시간은 책상 앞에 앉아 있어요.”
“노력은 해요. 근데 머리가 좀 안 따라주는 것 같아요…”


공부를 조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하루 순공 10시간’은 초월적인 공부량이라는 것을. 행정고시, 사법고시처럼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어렵다는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조차 순공 8시간이면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성과’가 없다면, 그것은 노력의 방식이 잘못되었거나 사실은 ‘가짜 공부’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부모는 여기서 한 번쯤 멈춰 생각해봐야 한다. “내 아이는 정말, 제대로 공부를 하고 있는가?”


그리고 만약 아니라면, 그 사실을 가능한 한 빨리 발견하는 것이 부모가 발휘해야 할 중요한 역량이다.


1. ‘앉아있음’을 공부로 착각하지 말자.
아이가 책상 앞에 앉아 있다고 해서 공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시간’이 아니라 ‘집중’이다.


2. "통제"보다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
"핸드폰 끄고 3시간 집중해"라는 식의 강압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보다는 구체적인 시간 계획표, 쉬는 시간과 공부 시간을 나누는 루틴을 함께 설계해 보자. 아이도 ‘내가 통제받는 게 아니라, 내 계획대로 움직인다’고 느껴야 지속가능하다.


3. 단 하나라도 해냈다는 경험이 필요하다.
학업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아이라면 모든 과목을 다 잘할 생각은 일단 제쳐두자. 한 과목만이라도 목표를 세우고, 직접 해냈다는 성공의 기억을 만들어주자. 그 경험이 자신감으로, 공부의 동기로 이어진다.


4. 소통은 관심의 다른 이름이다.
학원에 맡기고 끝내지 마라. 그날 무엇을 배웠는지, 무엇이 어려웠는지 하루 10분이라도 대화를 나누자.




간혹 부모는 묻는다. “그렇게 천천히 해서 인서울 못하면 어쩌죠?”

감히 말하겠다. 그저 지금처럼 공부하는 척만 해서는 인서울은커녕 경기권 대학도 어려울 수 있다.


그렇게 안일한 마음으로 미래를 꽃밭으로 그리고 있다면 20살 이후에도 아이는 고등학생의 일과처럼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 그때도 안일하게 대처할 테니.


‘되겠지’라는 막연함은 가장 위험한 태도다. 진심으로 원한다면, 아이를 어딘가로 밀어 넣는 대신 함께 걸어야 한다. 대화하고, 진단하고, 맞춤 전략을 세워주는 것.




진짜 공부는,
앉아 있는 것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바르게 앉게 해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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