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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1면에 나와도 부끄럽지 않은 삶

by 담담이

사관학교에서의 강연은 대개 귓가를 스치는 바람 같았다. 수면 부족이 일상인 생도들에게 강연자의 목소리는 때로 자장가처럼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뇌리에 선명하게 박혀 있는 한 분의 말씀이 있다. 바로 생도대장님의 강연이었다.


학교의 서열 이인자이자, 비유하자면 부총장 격인 생도대장님은 늘 '신문윤리'를 자신의 삶의 기준으로 삼는다고 하셨다. 사자성어도, 흔히 쓰이는 격언도 아니었다. 그저 그 단어 자체로 마음속 깊이 울림을 주는 말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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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스스로에게 묻는다고 했다. "오늘 내 하루가 내일 신문 1면에 등재되어 내 부모, 내 가족이 보았을 때 부끄럽지 않게 살았는가?"


완벽한 삶을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살면서 옥에 티 하나 없이 떳떳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지만 매 순간 '신문 1면'에 내 하루가 실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조금 더 올바른 길을 걷고자 노력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노력한다고 해서 무언가가 반드시 이루어지진 않는다. 그래서 가끔은 노력하는 것을 무의미한 행위로 폄하하기도 한다. 그러나 노력하는 삶과 노력할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삶은 단기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우리 삶의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다.


생도대장님의 '신문윤리'는 단순한 도덕적 지침이 아니었다. 그것은 매일을 살아가는 우리의 태도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질문이었다. 오늘 나의 하루는 내일 신문의 1면을 장식할 준비가 되었는가? 나의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에게 떳떳하게 보여줄 수 있는 하루였는가? 이 질문을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면, 우리는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그리고 오늘보다 더 빛나는 내일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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