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여성 여행자 커뮤니티 노매드헐 김효정 대표
혼자 여행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는가? 마음에 품은 꿈이지만 여행 중 닥칠 수 있는 위험한 순간들이 두렵기만 하다. 그래서 함께 할 친구를 찾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좌절되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노매드헐은 그런 여성 여행자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이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노매드헐의 김효정 대표는 세상이 넓다고 하는 사람들의 말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아 그것을 경험을 통해 알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막 성인이 된 20살에 가장 느린 방법으로 그것을 알아보기 위한 긴 여정을 시작한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시작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유럽까지 14,000km를 4개월간 여행했다. 기차 안에서 밤마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만나 친구가 되었다. 여행의 매력에 빠져 60여 개의 나라를 혼자 여행하면서 때론 어려움과 주저함이 있기도 했지만, 스스로 느끼는 성취감이 너무 컸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친구들은 취업 준비로 한창일 때 전 세계에서 3명을 뽑는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100페이지의 신청서를 작성하며 밤을 세우기도 했고,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되어 프랑스 파리에서 석사과정을 밟기도 했다. 공부를 하면서 파리를 여행하는 다양한 국적의 여성 여행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혼자하는 여행은 우리만 느끼는 두려움이 아닌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나 느끼는 두려움과 망설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럼 어떻게 하면 여성들이 혼자 여행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을까? 노매드헐은 이러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되었고 오롯이 여성에게만 집중하고 있는 서비스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자신을 페르소나로 설정하고, 전 세계 어디서든 믿을 수 있는 여성 여행자를 찾고 싶다는 희망을 가지고 혼자서도 안전하게 여행하며 그 나라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앱을 통해 우리는 여행 일정이 같은 친구를 찾을 수도 있고, 서로의 여행 팁을 공유하기도 하며, 노매드헐이 주최하는 캠프에 참여할 수도 있다. 세계에서 모인 여성 여행자들이 제주에서 해녀체험을 하며 여자들이 삶의 무게를 감당해야 했던 제주의 문화를 이해했고, 발리 해변에서 서핑을 하고 노을 아래에서 요가를 하며 온전한 힐링의 시간을 맞기도 한다. 그녀는 두려움을 설레임으로 바꾸고 싶었다.
노매드헐은 프랑스 파리 여행에서 시작한 스타트업으로 2024 프랑스파리 올림픽위원회 선정 24개의 가장 혁신적인 스타트업 중 하나고 선정되었고, 전세계 가장 혁신적인 여성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인정받아 대상을 수상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것은 아니다. 이것이 사업성이 있겠느냐는 주변의 시선도 감당해야 했고, 그보다 앱을 세상에 내놓고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 코로나로 팬데믹 상황이 되어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가장 힘든 순간은 매일매일이었고 매 순간을 견뎌내니 결국 고통의 긴 터널 지날 수 있었다.
그녀는 지금도 멈추지 않고 나아가고 있으며, 100만 명의 여성이 이 앱을 통해 여행으로 성장하고 더 크게 꿈꿀 수 있는 커뮤니티로 성장하고 싶다고 전했다. 부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세미나실에 만난 그녀는 부산의 태양을 온몸으로 받은 것처럼 밝고 건강했다. 진정한 디지털노마드로 그녀가 있는 곳이 놀이터이자 일터가 된다. 바다를 사랑하는 그녀가 매일 아침 저녁으로 해운대 모래사장을 산책하고, 서핑을 즐기고, 일을 하는 모습이 연상된다.
노매드헐이 성장하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고, 더 많은 세금을 내게 된다면 경제의 선순환이 일어나지 않겠느냐며, 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마치 속물처럼 여겨져 금기시 되는 사회지만 돈은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이기에 더 많은 돈을 벌고 싶다고 당당하게 밝히는 김효정 대표의 말은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가 비즈니스로 실현되는 좋은 본보기가 되어 줄 것이라는 믿음을 준다.
노매드헐의 미션인 ‘She Can Travel Anywhere’을 외치는 그녀의 목소리와 표정은 긴 여운으로 남아 아직도 내 가슴을 뛰게 한다.
노매드헐: 유목민처럼 자유롭게 이동하며 살아가는 사람의 노매드(nomad)와 그녀라는 뜻의 헐(Her)이 붙여진 이름이다. 또 No matter(무슨 일이 있어도) 이라는 뜻으로도 통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여행을 꿈꾸고, 여성 혼행족의 자유로운 여행을 돕는 플랫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