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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mentos 1 28화

거절당할 용기

지아 장

by 아름다움이란

학교에서는 함께 팀을 꾸리고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있다. 그럴 때마다 누군가가 나에게 먼저 손을 내밀기를 기다린다. 먼저 제안했다가 거절당할까 봐 두렵고, 그런 상황이 부끄럽게 여겨지기 때문일 거라 짐작은 가지만 머뭇거리다 결국 팀을 꾸리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면 오늘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기를 바란다.


일부러 거절당하는 경험을 자처한 사람. ‘100일간 거절당하는 프로젝트’로 유명해진 블로거 지아 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난 그는 세계적인 사업가가 되겠다는 부푼 꿈을 가지고 10대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브리검영대학에서 컴퓨터공학 학사 학위를 받은 뒤 듀크 대학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취업에도 성공하여 고액의 연봉을 받고 마케팅 매니저가 되었지만 이것은 처음 미국으로 건너올 때 자신이 생각하던 아메리칸드림과는 너무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퇴근 후 우울감으로 몇 시간을 울었던 경험도 있고 항상 마음속에 퇴사를 품고 다녔다.


창업의 아이디어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롤러스케이트를 타고 행복해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바퀴 달린 신발을 생각했지만, 창업보다는 안정적인 직장을 다니는 것이 더 좋다고 여긴 주변 어른들의 생각을 거역할 수가 없어 그의 아이디어는 차곡차곡 책상 서랍 안 빈 공간에 쌓여갔다.


그로부터 2년 후, 로저 애덤스라는 사람이 바퀴 달린 신발이라는 아이디어로 특허를 내고 힐리스라는 회사를 세우는 것을 목도하며 세상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거절하기 전에 자신이 먼저 아이디어를 거절해 버린 것은 아닌지, 비난이 두려워 포기해 버린 것은 아닌지 고통스러워하다가 용기 내어 아내에게 자신의 의지를 전했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볼 6개월의 시간을 허락받는다.


서둘러 퇴사를 준비하면서도 두려움이 몰려왔다. 그러나 지체할 시간이 없었기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해 줄 앱 개발자를 물색했고, 몇 주 지나지 않아 엔지니어 팀을 꾸려 쉽고 재미있는 웹 기반 앱과 아이폰 앱 등을 만들었다. 그러나 매일 출시되는 수천 개의 앱 속에서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간은 흐르고 밑천은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일에 몰두하는 사이 4개월의 시간이 지나 외부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긴 했지만 결국 투자로 이어지지 못해 포기하려 했을 때 아내가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난 당신에게 6개월이라는 기간을 주었고 두 달이 남아있어. 후회하지 않도록 계속 도전해 봐’


지금 그에게 필요한 것은 다시 거절을 당했을 때, 그것에 의연하게 대처하는 자세라는 것을 깨달았고 한참 동안 검색을 하다가 ‘거절 테라피’라는 사이트를 발견하게 된다. 거절당하는 고통에 둔감해지기 위해 일부러 반복적으로 거절을 당한다는 내용이 왠지 마음에 들었다. 거절의 공포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신을 그런 환경에 내던지는 과정을 녹화해 ‘100번 거절당하기’라는 블로그를 시작했다.


처음 본 사람에게 100달러 빌리기, 햄버거 무료 리필해 달라고 조르기, 오륜기처럼 생긴 도넛을 만들어달라고 점원에게 주문하기 등 당연히 거절당할 수밖에 없는 제안을 시작한다. 그런데 도넛 가게의 점원은 손님의 황당한 제안을 들어주었고, 이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면서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보니 유명인이 되어 있었다.


지아 장은 용기를 근육이라고 표현한다. 근육을 키우려면 계속해서 노력하고 운동을 해야 하는 것처럼 거절의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용기라는 근육을 키워야 한단다.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싶은 친구가 있다면 용기 내어 제안해 보라. 만약 거절당한다 해도 그 이유는 당신과 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라 다른 친구와 이미 예정이 되어 있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할 마음이 전혀 없거나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테니.


지금 우리에게는 머뭇거림보다 ‘아님 말고’라고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의 근육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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