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꼭 다가오는 그 순간
만남을 시작하는 것보다 잘 이별하는 것은 어렵다.
이별의 순간을 견디지 못해 회피하는 사람도 있다.
갑자기 잠수를 탄다거나, 이별을 미루거나
하지만 시작과 끝은 언제나 함께한다.
만남이 있다는 것은 이별도 찾아온다는 것이다.
이별이라고 말하니 연인과의 일로 다가오겠지만, 사실 헤어짐은 빈번히 우리 삶에 찾아온다.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를 퇴사하고,
가족과 멀리 떨어져 살게 되고,
반려 동물과 헤어지는 일도 있다.
지긋지긋하게 이어질 것만 같던 너무나 당연한 관계 속에도
이별은 찾아온다.
그것을 예상했건, 예상치 못했건 말이다.
1. 모두에게나 이별은 쉽지 않다.
관계의 시작에는 서로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이별은 단 한 사람의 요청에도 성립한다.
애석한 일이다.
내가 준비가 되지 않았더라도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이별은 시작된다.
관계는 끝이 난다.
원치 않는 이별이었다면 마음이 퍽 아플 것이다.
고통의 순간에도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받아들여야 한다.
이 끝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이별이 찾아올 때도 있다.
당연하게 반복되는 하루 속에 잠식되었던 관계는 쉽게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도 한다.
이별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언젠가 오겠지만 그것이 언제일지도 궁금하지 않았던 것이다.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다.
남는 것은 후회뿐이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것이다.
이별 앞에서 너무나도 무능해지는 자신을 책망할 뿐이다.
2. 이별이 올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
교과서적인 말이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라는 말을 익히 들어왔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반복해서 전달하는 메시지라면, 그만큼 중요한 일인 것이다.
언젠가 다가올 이별에 겁을 내기보다는 우리의 만남에 감사해야 한다.
말을 해야 한다.
사랑의 말은 넘쳐흐르게 전달해도 모자라다.
행복한 기억으로 가득 채워 이별이 찾아온 후에는 그 행복의 양으로 승부해야 한다.
3. 이별 후에 찾아오는 적막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티가 난다.
있던 것이 사라지면 자국이 남는다.
사랑은 사랑으로 잊는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그 빈자리는 다른 것에게 꼭 맞지는 않을 테다.
한 번 접힌 종이가 다시 반듯하게 펴지지는 않듯 말이다.
4. 그래도 살아간다.
시간은 예전과 다름없이 흘러간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각자의 할 일이 남아있다.
반복되는 일상에 다시 합류해야 하고, 일상의 대열에 맞춰 묵묵히 다시 걸어가야 한다.
그러다 보면 놓치고 살았던 길가의 꽃이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
다시 그 꽃에 마음을 뺏기기도 한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거짓말 같기도 하겠지만, 시간은 기억을 흐리게 한다.
매일같이 되뇌어 기억하려 한다 해도, 그 기억은 내 마음대로 덮어 씌워지고, 언젠가는 희미해진다.
그리고 남는 것은 감정뿐이다.
함께해서 행복했던 기쁨 같은 것 말이다.
그래서 가슴이 아리더라도 가끔 미소가 삐죽 튀어나오기도 한다.
버티려고 하지 않아도, 견디려고 하지 않아도, 나를 채찍질하지 않아도, 걷다 보면 다시 누군가를 만난다.
기억 속 저편에 두고 앞으로 걸어가는 것을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마음 한편에 간직한 채로 우리는 다시 앞을 향해 걸어갈 것이다.
아프면 아파하고, 가끔 포기하고 싶으면 포기도 했다가, 눈물이 나면 내버려 두자.
모두에게 이별은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