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s: 미루지 않기

그것 또한 회피

by 사못

우리는 매 순간 여러 과제에 직면한다.

내일까지 제출하기로 한 과제

밥을 먹자마자 쌓이는 설거짓거리

여행을 다녀오면 치워야 하는 캐리어 속의 짐

주기적인 세탁과 청소까지

정말 끝이 없다.

숨만 쉬고 살아도 먼지는 쌓이고,

이를 다시 치우는 하루하루.


미루기를 잘하는 사람이 있다.

한계의 한계까지 미루다 눈앞에 닥쳐야지만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

'해야 하는데'라는 생각으로 몇 날 며칠을 지내다가, 마지막 날 혹은 그 전날에 시작하는 사람들.


1. 미루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이때는 조건이 붙는다.

'나 혼자만의 일'인 경우, 혹은 '우선순위에서 잠깐 밀린 상황'인 경우이다.


1.1 나 혼자만의 일

나 혼자 다짐하고 나 혼자 실행하는 일이라면 사실 얼마나 미뤄지든 상관이 없다.

피해 보는 사람은 오롯이 나 자신, 단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새해 다짐이나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집에서의 모든 잡일이 해당된다.

여러 사람 앞에서 선언한 새해 다짐을 지키지 못했더라도 책망을 받는 것은 나뿐이다.

혼자 사는 사람의 집안일 따위 아무도 관심 없다.

미룬다면 소소한 죄책감 정도는 들겠지만, 이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사람은 없다. 오직 나뿐이다.


1.2 우선순위에서 잠깐 밀린 상황

숙제를 미루고 TV를 보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자.

30분, 1시간씩 숙제를 미루면서 TV를 보아도 머릿속 한편에는 숙제가 압박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눈앞의 TV프로그램을 포기할 순 없다. 너무 재밌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상황에서는 숙제가 단연코 우선순위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TV프로그램을 놓친다면 재방송을 보면 되고, 그마저도 놓친다 하더라도 선생님에게 혼나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래의 차이점이다.

숙제 = 해야 할 일

TV 시청 = 하고 싶은 일


하지만, 해야 할 일이 많을 때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퇴근 후에 운동을 가야 하는데, 빨랫감이 쌓였다고 해보자.

운동과 빨랫감, 둘 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아니지만, 인간으로서 해야 하는 일이라고 마음에서 정했다고 하자.

이때 기준점은 다르겠지만 둘 중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오늘 몸이 찌뿌둥하여 운동을 하는 것이 우선순위 1위의 자리를 차지했다면, 운동만 해도 성공이다.

빨래까지 하면 내일의 일이 조금 줄어들겠지만, 운동이라도 했다면 참 다행인 일이다.

둘 다 하지 못한 자신을 나무라지 않아도 된다.

우선순위에서 잠깐 밀린 상황이라면, 그리고 그 영향력이 아주 작다면, 잠시 미루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정말 해야 하는 일인데 정말 미루고 싶을 때

이 또한 여러 상황이 있을 수 있다.

나는 이를 인간관계의 시각으로 말하고 싶다.


2.1 인간관계의 시각

우리가 맨날 고민하는 그것

인간관계에서도 미루기는 적용된다.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자주 쓰는 변명의 예시이다.

'내일이 되면 상대가 달라지지 않을까?'

'내일이 되면 내 마음도 달라지지 않을까?'

'내가 이 말을 해서 화가 나면 어떡하지?'

'내가 말을 한다고 해서 뭐가 바뀔까?'


말을 할까 말까 고민을 한다는 것은 이미 내 마음속에 불편함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말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상황이라면 이런 고민조차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에서 위화감을 느끼고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그 끝에 말을 할지 말지 고민하는 것이다.


2.1.1 말을 하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면 상대가 눈치를 채주길 바라지만, 그것이 통용되는 사람이라면 내가 불편함을 느꼈을 리가 없다.

하지만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상황이 나쁘게만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어쩔 땐 괜찮아지고, 나 또한 하고 싶었던 말을 잊고 잘 살아간다.

그러다 어느 날 비슷한 상황을 맞닥뜨리고는 고민한다.

그전에 했던 고민을 말이다.

아닐 수도 있다.

여러 번 상황이 반복되면서 상대를 그 모습 그 자체로 인정하게 되는 일도 있다.


2.1.2 말을 한다면?

말을 하고 상대방의 반응이 좋다면 일사천리겠지만, 그렇지 않은 일도 있다.

다투는 일도 있는 것이다.

아니면 상대방이 나에게 화를 내는 일도 있다.

어떠한 결론으로 이어지건 가장 중요한 사실은 '나의 의견을 전달했다'라는 것이다.

상대방도 나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우리가 맞춰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만약 사이가 틀어진다 하더라도 나는 같은 실수를 줄일 것이다.

어떤 상황으로 흘러가건 용기 있는 자는. 빠른 결론을 얻는다.

잠깐만 고뇌하는 것이다.


3. 미루지 않았을 때의 미래를 그려보자.

오늘 중에 해야 할 일이라면 미리 해치워버리고 편하게 쉬자.

대충 하자는 것이 아니다.

미루지 않았을 때 느낄 수 있는 뿌듯함을 생각하자는 것이다.
그 작은 성취감이 쌓여서 나는 더 자신감 있게 도전을 하는 힘이 생긴다.


미리 시작하면, 실수를 해도 고칠 시간이 생긴다.

이 모든 것은 내가 나에게 주는 보상이기도 하다.

작은 긍정적인 경험이 쌓아가는 미래는 나를 억만장자로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조금은 바꿀 것이다.


나에게 관대해지되, 나를 놓지 말자.

막상 시작하면 어찌저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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