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히 계세요.
지금 창 밖엔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아마 올해 마지막 눈이겠지요.
이 글을 처음 쓰기 시작한 것은 초겨울이었습니다.
어느덧 겨울도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고, 곧 초록으로 가득 차는 계절이 찾아오겠지요.
회피형은 어찌 보면 행복합니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문제로부터 등을 돌리고,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으니까요.
여러 이유를 붙이면 나름의 타당성까지 부여됩니다.
이런 삶을 사는 것이 편리한 적도 있었습니다.
마냥 괴로워했던 시절 속에서 찾은 나만의 해결 방법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답답하더랍니다.
내 속 마음을 말하는 법을 잊어버린 것이에요.
웃는 얼굴로 적당한 대답을 하지만, 집에 돌아가서 느끼는 것은 밀려오는 피로감이었습니다.
갈등을 피하다가 결국 혼자 마음을 정리해서 속이 시원한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 생각이 나더군요.
어차피 헤어질 것, 욕이라도 한 번 해줄걸...
우리가 항상 고민하는 인간관계에서 최악의 결과는 이별입니다.
이 관계를 망치고 싶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고작 이별입니다.
이별을 한 후에도 우리는 묵묵히 지금을 살아왔습니다.
해피한 회피형은 내가 나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 회피라는 것을 인지하고, 이를 반복하다 보니 '진짜 나'라는 존재가 따로 있는 것 같았습니다.
고민을 하다 보니 이윽고 회사에서의 삶도 내 진짜 삶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나'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를 고민한 글입니다.
해소되지 않는 갈등이 계속 찾아왔습니다.
진짜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자꾸 진짜를 찾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 모든 것이 나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에요.
이제 봄이 찾아오는 시기입니다.
봄에는 왠지 모든 것이 시작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늦가을에 시작한 이 글이 겨울이 끝날 때까지 이어지면서 저는 조금도 성장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봄이 시작되니 한 번 믿어봐야겠어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며 조금 다른 풍경을 바라보겠다고 말이에요.
봄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모두에게 그런 계절이 시작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