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속마음을 털어놓지 못하는 사람

대화하자.

by 사못

속마음을 털어놓기란 쉽지가 않다.

이를 위한 준비물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대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마음

나를 멋대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믿음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해하는 호기심

앞으로는 어떻게 맞춰가야 할 것인지 고민하는 배려


나를 이상하게 바라보지 않고 인간 대 인간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것은 어찌 보면 가까운 사람일수록 어렵다.

우리는 자주 가까운 사람이야말로 나를 깊이 이해하며 말하지 않아도 알아줄 것이라는 그릇된 믿음이 있다.

때론 상대가 탐정처럼 나의 기분과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하여 대응을 해줄 것이라 기대한다.


상대는 남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남이다.


말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는다.

전해진다고 하더라도 나의 의도와 생각이 온전히 전해질 것이라는 기대는 금물이다.

내가 직접 한 말도 여러 사람을 거치면 왜곡되기 마련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내가 직접 상대에게 내 이야기를 전해야 한다.


이 사실을 알면서도 속마음을 털어놓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1. 상대가 나를 부정하거나 혼낼 것이라는 예상을 한다.

이는 반복된 학습의 결과이기도 하다.

내가 이 말을 하면 내가 아는 상대는 이런 식으로 대답을 하겠지?라는 상상을 펼친다.

결국 그 상상 끝에 무기력함을 느끼고 입을 닫는다.

대게 부정적인 끝을 상상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사실은 내 머릿속에서 일어난 일은 절대 현실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함부로 예측하지 말자.


2. 대화를 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우리는 모두 다른 시간의 속도를 가지고 있다.

물건을 구매할 때도 보자마자 결정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후기를 살펴보고 다른 제품과 충분히 비교한 후에 결정하는 사람도 있다.

이때 결정이 빠른 사람은 결정이 느린 사람을 답답해 하기 십상이다.

재촉은 상대의 입을 닫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싶다면, 상대의 걸음을 기다려야 한다.

느린 사람은 미리 알려주면 좋다.

3일 안에는 도착할 것 같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하는 것이다.

며칠이 걸릴지 가늠조차 가지 않는다면, 그 사실을 용기 내어 말하자.

상대가 날 기다려줄지 말지는 상대의 선택이니, 무작정 단정 짓지 말고 말을 해보자.


3. 회피하기 때문이다.

진지한 이야기일수록 머리가 아프다.

고민은 누구보다 오랜 시간 했다고 하더라도 결론을 내리는 것은 다른 일이다.

회피하는 사람의 결론은 대게 이런 식으로 흘러간다.


예시 1)

상대가 대화를 요청한다. → 상대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 두렵다. → 여러 상상을 한다. 하지만 그 끝은 어둡다. 대화로 인해 상황이 달라질 것 같지 않다. → 관계를 포기한다.


결국 실컷 상상만 하다가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또 다른 상황도 있다.


예시 2)

이 상황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다. → 상대는 대화를 요청한다. → 날 위해 기다리는 것이 미안하다. → 하지만 생각할수록 머리만 아파진다. → 단절한다.


치졸하다고 생각하는가?

맞다.

혼자서 생각하면 상황을 편향된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고, 그 무엇 하나 사실인 것도 없는데 스트레스만 받을 대로 받다가 끝나버리는 것이다.

입 밖으로 내뱉어 말한 것은 하나도 없으니, 결론만 들은 상대는 이 무슨 날벼락인가.

하지만 이 또한 결론은 결론이니 상대는 존중해 줄 것이다.

일이 일단락되는 것이 아니다.

좋지 않은 경험이 반복되는 것일 뿐이다.


속마음을 털어놓지 않고 싶은 사람은 없다.


내가 무슨 말을 하던 나 자신을 그대로 존중받고 싶은 욕구가 우리 모두에게 존재한다.

속마음을 잘 털어놓지 못하는 사람은 연습이 필요할 것이다.

사소한 나의 의견과 감정을 털어놓고, 이를 인정받는 경험이다.

상대가 나의 기분을 무시한다면, 그 정도의 사람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알게 되는 것 또한 좋은 경험이다.


속내를 이야기한 후의 일은 아무도 모르지만, 무의미한 상상이 끝나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니 무작정 인생사에서 일어나는 여러 일을 핑계로 바쁘다고 회피하기보다는

조금이라도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고, 상대와 대화를 이어나가 보는 것은 어떨까?


고작 대화다.


대화가 나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릴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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