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왜 나는 삶이 버거울까.

인생은 어려운 것이다.

by 사못

인생에서 고난이 찾아올 때마다 궁금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이 상황을 견디고 있는 것일까?

버티는 것일까? 아니면 이 상황이 찾아오지 않은 것일까?

왜 나는 삶이 버거울까.


기본 전제를 바꿔보았다.

인생은 원래 어려운 것이다.


첫걸음마를 뗄 때부터, 아니, 세상에 나올 때부터 수많은 시도와 고통을 겪으며 성장한다.

조금 어른이 되었다고 고통이 찾아오지 않을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겁다.


지친 몸을 이끌고 귀가한 후 씻는 행위가

음식을 먹고 남은 그릇을 치우는 것이

아침에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제대로 된 건강한 끼니를 챙기는 것이

너무 버거워서 내가 한없이 작아진다.

눈물이 날 것 같지만 조금도 눈물이 차오르지 않는다.

너무 우울해서 그 이유를 찾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가만히 집에서 잠만 자고 싶지만, 너무 오래 잘 수도 없다.

어느 정도 자면 몸이 회복되고 나의 괴로움은 선명해진다.


이럴 때 사람을 만나고 바쁜 하루를 보내면 조금 괜찮아진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같은 기분이 반복되겠지만,

그래도 정확히 같은 기분은 아닐 테다.

아주 조금, 1g 정도는 사라졌다.

원래 가진 괴로움의 무게에 따라서 며칠이 걸릴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묵묵히,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너무나도 버거운 하루의 일과를 억지로 해결하고,

언제 괜찮아 질지도 모르는 괜히 무거워진 눈꺼풀을 뒤로하고,

차라리 눈물이라도 났으면 개운 할 텐데 라는 애석함과 함께하며,

다시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망각은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이라고 한다.


어느 날까지는 1g씩 사라지는 괴로움을 의식하다가, 결국 잊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무거워진 괴로움의 무게를 체감하는 날도 올 것이다.

이 글은 잊히기 위한 글이다.

괴로울 때 잠깐 꺼내보는 용도일 뿐, 다시 괜찮아지면 기억 속에서 사라질 글이다.


부디 그날이 나에게도, 지금 이 글을 읽는 분에게도 찾아오길 바란다.

이 글의 존재가 희미해질 날을 기다리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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