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하다.
24.05.20(월)
정말 이렇게 화가 난 게 얼마만일까? 참을 수 있었지만 오늘은 참고 싶지 않았다. 늘 착한 사람이고 싶었고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참고 넘어가는 나였다. 그렇기에 화가 나는 일에 화를 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화를 내고 나니 과한 건 아닐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오늘부터 병원 진료 시 신분증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요즘 신문과 뉴스를 잘 안 보더니... 이런... 반성을 하게 된다.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는 아쉬워 근처에 시장이 보여 시장 골목을 구경했다. 배가 딱히 고프진 않았기에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국숫집으로 향했다. 1인 테이블이 잘 갖춰져 있기에 자리에 앉아 김밥 1줄과 국수 한 그릇을 주문했다.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면서 느긋하게 식사를 했다. 바쁜 시간도 아니었고 자리도 여유롭게 많았기에 눈치 볼 이유가 없었다. 김밥을 다 먹고 남은 국수를 먹고 있는데 직원 한 분이 오시더니 김밥 접시를 가져가는 게 아닌가. 보통 물어보고 가져가는데 매너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그냥 남은 국수를 먹고 있었다. 면을 다 먹고 남은 국물을 먹으며 핸드폰으로 영상을 마저 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이번에는 말도 없이 국수 그릇을 가져가는 몰상식한 행동을 하는 순간이 찾아왔다.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어서 끼고 있던 이어폰을 빼고 저 나가라고 하는 거죠?라고 말하고 바로 일어났다. 계산대로 이동하면서 기분은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계산대에서 카드를 내밀고 말했다. 사람이 밥을 먹고 있는데 상을 치우는 건 무슨 경우죠? 당황한 직원은 상을 치운 직원에게 왜 그랬냐고 물어본다. 다 먹은 줄 알았다고 대답하는 직원의 표정과 목소리, 자신은 억울하다는 잘못한 게 없다는 정말 거지 같은 표정과 말투에 화는 폭발하고 말았다. 목소리는 커지고 치우기 전에 물어보는 게 당연한 게 아니냐고 따졌다. 모든 시선이 나에게 집중됐지만 전혀 게의치 않고 더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사과하는 태도가 전혀 미안해하지 않는 듯한 모습, 다들 그냥 빨리 넘기려 하는 모든 직원들의 태도에 정말 화가 끝없이 나는 상황. 결국 화를 이기지 못한 채 욕을 하고 나와버렸다. 나도 누나 가게를 맡아 3년간 일하면서 별에 별 손님들을 다 보며 이런저런 상황들에 응대를 해봤다. 이 경우는 하나부터 열까지 가게 측에서 잘한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분이 풀리지 않고 친한 누나에게 전화해 한 풀이를 하고 지후에게 카톡으로 한 풀이도 하고 이것저것 하지만 분이 풀리지 않는다. 화를 내면 낼수록 결국 내 기분만 상한다는 걸 알지만 그냥 계속 화를 냈다. 내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순간이다.
결국 일기를 쓰는 지금도 화가 아직 남아있다. 그래도 많이 가라앉은 상태이지만 여전히 화가 남아있다. 아마 잠들기 전까지 화는 남아있을 것 같다. 그래도 나의 큰 장점은 자고 일어나면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멀쩡해진다는 것. 그렇기에 오늘은 이 감정을 억지로 떨쳐내지 않으려 한다.
화가 화를 부른다. 화를 내지 않는 것도 문제겠지만 화는 결국 나를 잡아먹는다. 이런 상황에서도 좋은 대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떤 대처가 좋은 대처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화도 내보고 넘어도 가보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슬기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오늘은 화를 낸 나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