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운이 가시지 않아. 덕질 시작.
24.05.24(금)
어제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 하루였다. 아른거리는 콜리와 투데이 그리고 연재, 은혜, 보경, 소방관 그래요... 모두가 아른거립니다. 늦게까지 자고 늦은 오후 카페로 이동했다. 오늘은 어제의 감정을 일기로 빨리 남기고 싶었기에 오늘의 일정은 일기 쓰기 그리고 끝.
일기를 쓸 수 있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일기 쓰고 앉아 있네, 혜은"의 저자 윤혜은님 덕분이었다. 아직 이 책을 읽진 못했지만 매일 쌓는 마음과 일기떨기를 통해 일기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들었고 특히 매일 쓰지 않아도 되는 일기에 대한 방법이 나에게 너무 딱 맞다는 생각에 일기를 쓸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사실 나에게 무언가 매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성격상 매일 하던 일을 하루 빼먹으면 하기 싫어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육성 게임을 하던 내 모습이 그랬다. 매일 열심히 게임을 즐기다 바쁜 일정이나 숙취로 인해 게임을 하루라도 못하는 날이 있으면 갑자기 그 게임에 흥미가 훅 떨어지곤 했다. 게임을 예로 들었지만 많은 것들이 그랬다.
일기는 매일 써야만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런 일기가 혜은 작가님에게는 조금 달랐다. 일기를 매일 쓰지는 않지만 하루도 빠져있지 않은 일기라니. 너무 매력적이었다. 안 쓰는 날, 못 쓰는 날은 있지만 밀린 일기를 채워 넣으면서 빠진 날이 없는 일기를 만들어가는 일기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설레기 시작했고 어렵지 않게 바로 시작했다. 그렇게 쓰지 않는 날은 있지만 이렇게 꾸준히 일기를 써오고 있다.
아 그렇다. 지금 일기가 밀린 일기라는 말이다. 잘하고 있네 한빈아.
그렇게 오늘은 밀린 일기를 쓰고 뮤지컬 후기까지 쓰는 아주아주 행.복.한.날.
일기를 쓰는데 자꾸 눈물이 나려고 한다. 다시 보고 싶다. 또 보고 싶다. 다시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다. 내일 있을 돌잔치를 안 가고 뮤지컬을 보러 갈까? 뮤지컬 티켓을 확인했다. 차마 그럴 수 없음에 아쉬운 마음으로 창을 닫는다. 일기를 쓰면서 뮤지컬 내용을 그리는데 그때의 감정이 다시 휘몰아치듯 내 안으로 들어왔다. 도저히 안 되겠단 생각에 일기도 일기지만 이 감정을 천선란 작가님에게 편지로 남기고 싶었다. 그렇게 닿지 않을지도 모르는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편지를 쓰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신기한 경험. 편지에 영혼을 갈아 넣었다. 정말 내 많은 감정을 담은 편지. DM을 읽지 않으시는 작가님에게 DM으로 보낸다는 건 역시나 읽히지 않아도 괜찮단 의미겠지? 그렇지만 읽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일기떨기 사연으로라도 보내야 할까 고민을 한다. 편지는 오랜만이라 좀 쑥스럽기도 하고 내 글이 읽히는 게 아직은 많이 부끄럽다. 그렇지만 작가님에게 내 글이 닿았으면 좋겠다. 아, 뭐라는 거니 나. 뭐 언젠가 갑자기 저 편지를 다른 방법으로 전달하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라 믿는다.
이제는 덕질을 하는 사람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