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단상.

by Doc


1.


무엇인가를 찾는다는 것은,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 속에서의 발견의 태도...


그 격을 배울 수 있는 마음하나.


소설을 쓸 때 나는 신체를 사용한다. 보고 듣고 냄새 맡 고 맛보고 부드러움과 온기와 차가움과 통증을 느끼는, 심장이 뛰고 갈증과 허기를 느끼고 걷고 달리고 바람과 눈비를 맞고 손을 맞잡는 모든 감각의 세부들을 사용한다. 필멸하는 존재로서 따뜻한 피가 흐르는 몸을 가진 내 가 느끼는 그 생생한 감각들을 전류처럼 문장들에 불어넣으려 하고, 그 전류가 읽는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느낄 때면 놀라고 감동한다.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것을, 생명의 빛과 전류가 흐르는 그 실에 나의 질문들이 접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에. 그 실에 연결되어주었고, 연결되어 줄 모든 것에 대한 감사 한다.


그 사랑의 정체에 대해서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 주는 금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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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은 마음에 관한 연결이며 대화다. 나 자신 스스로가 아닌 타자로의 대화 이 대화의 시작이 한강 선생님께 있어서는 글쓰기이다. 나 역시 그러하다. 글을 쓴다는 것은 나와 타의 연결이다. 그것도 일반적이 아닌 강한 연결. 그러나 이 강한 연결은 절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며 지금이다.


연결이라는 것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명사로 연결(連結) 1. 사물과 사물을 서로 잇거나 현상과 현상이 관계를 맺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사물과 사물을 잇거나 관계를 맺게 하는 것은 자신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현대의 사회에서는 이러한 일방적(一方的)인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은 타자하고의 대화가 될 수 없다. 타자하고의 대화에서 일방적이라는 것은 대화의 의미를 쉽게 상실해 버리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한 강한 연결이 필요한 것이다.


강한 연결로 대화하기 위해서는 그 마음을 그 자세를 그 태도를 상대방인 타가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연결은 관계와도 같다. 관계 역시 일방성을 자닌 관계는 지속성이 짧아진다. 연결과 관계의 핵심은 바로 이 지속성인 것이라 해도 과하지 않는다 생각한다. 나와 타의 관계에서 이 강한 연결은 지속성과 같다. 꾸준하게 마음을 전달하고 타가 그것을 받아들였을 때부터가 진짜 연결인 것이고 시작이 되는 것이다.


지금의 사회에서 나를 한번 돌아보고 타를 바라본다. 진실로 이해하고 바라보는 시선 그 시각이 나를 올곧게 바라보고 있는가를.. 나는 타와 얼마나 강한 연결이 되어 있는지.. 가족 이외에 나와 강한 연결이 되어 있는 타는 몇 명인지 그리고 그 타들이 나를 바라볼 때 그 타 역시도 나를 강한 연결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연결의 자세 그 태도를 작가 개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이번의 신작 빛과 실.


자세는 태도를 태도는 격을 만들어 낸다.


태도에 대한 격 그 자세의 예기와 예의가 생각나게 했던 이번의 책 빛과 실 그 연결에서 나는 나를 보며 타를 본다.



2.



한강 선생님의 새로운 산문집 빛과 실.


나와 타 그리고 사진과 나 빛과 그림자


4월의 날짜가 적힌 시 한 편이 눈에 들어왔다.

다음의 두 행짜리 연들로 시작되는 시였다.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팔딱팔딱 뛰는 나의 가슴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 주는 금실이지.


사십여 년의 시간을 단박에 건너, 그 책자를 만들던 오 후의 기억이 떠오른 건 그 순간이었다. 볼펜 깍지를 끼운 몽당연필과 지우개 가루, 아버지의 방에서 몰래 가져온 커다란 철제 스테이플러. 곧 서울로 이사하게 된다는 것 을 알게 된 뒤, 그동안 자투리 종이들과 공책들과 문제집 의 여백, 일기장 여기저기에 끄적여놓았던 시들을 추려 모아두고 싶었던 마음도 이어 생각났다.


그 '시집'을 다 만들고 나자 어째서인지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아 졌던 마음도.


일기장들과 그 책자를 원래대로 구두 상자 안에 포개어 넣고 뚜껑을 덮기 전, 이 시가 적힌 면을 휴대폰으로 찍어 두었다. 그 여덟 살 아이가 사용한 단어 몇 개가 지금의 나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뛰는 가슴속 내 심장.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

그걸 잇는 금(金) 실- 빛을 내는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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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타 그것을 잇는 것은 무엇일까..


나에게 있어서 그 빛을 내는 것은 내면의 차(抹茶), 서신이요 사진 그리고 와인이다. 사진은 나와 타의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된다. 사진엽서를 통한 내가 보는 시선의 바라봄, 타가 보는 시선의 시각이 그 마음을 대변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연결, 앤무스비(縁結び)다. 그러나 이 연결은 아질 연결이 아니다. 시각의 방향이 같을 뿐이다. 연결은 한쪽의 방향이 아닌 나와 타의 대화이며 심적 교류의 시작이다.


연결로 시작되는 앤무스비(縁結び)


나 그리고 타 오늘은 또 어떤 시작이 될 수 있을까.. 언제나처럼 나는 새로운 타를 타는 새로운 나를 대면하기 때문이다. 이 안에서 나와 타의 연결은 새로운 세계를 여는 무한이요 여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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