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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 Oct 20. 2024

겉바속촉

"너 진짜 가벼워"


이 말이 어찌나 내 가슴을 철렁 내려 않게 했는지 모른다. 내가 지금까지 잘못 살았나? 내 삶을 되돌아보고 인생을 부정하기까지 이른다.

10명 중 1.5명이 그런 말을 해도 모든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생각하나 오해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람들을 혐오하기까지 생각하게 한다.


"실망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서도 서운하다는 건 진짜 그 사람이 나에게 소중하다는 것."


오래 알았다고 친하고 소중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농도 깊은 말과 편안한 시간들이 합쳐졌을 때 고체가 된다. 고체라고 모두 단단한 건 아니다 안정적으로 속까지 굳어졌을 때 누구도 쉽게 깰 수 없는 고체가 된다.


나는 아니 우리는 겉만 단단한 속은 언제라도 터질 수 있는 그런 불안 속에 줄타기를 하는 관계였나 보다..


나는 이 사람을 아는데 절대 이렇게 아무렇게나 얘기할 사람이 아닌데 하며 관계를 이어나가 보려고 오해를 풀어보려 하지만 계속 엉키기만 하고 핑계를 대는 듯 풀어지지 않는다.


터져보니 알겠다. 소중한 관계는 함부로 상대방의 치부를 말하지 않는다고, 말하더라도 같이 해결해 나가지 쉽게 결단 지을 수 없다고 결단은 상대방과 끝이라고 영원한 이별을 고하는 것이라고.


그저 순수하기만 하고 아직 세상물정 모르는 내가 싫어지는 날들이 있다, 그게 오늘인 거 같아 눈물이 맺히고 가슴이 먹먹해진다. 어른이 되면 T가 될 수밖에 없다고 F는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친구의 말이 이제는 인정하고 살 수밖에 없나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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