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매년 새 학년이 시작될 때마다 가정환경조사서 같은 것을 제출한다. 기재 사향에는 아이들의 장래희망을 적는 란이 있는데 백수로 적어 낸 적이 있었다.
전년도에는' 프로게이머'였으며, 그다음 해에는 '돈 많은 백수'가 아이의 장래희망이었다. 아직은 하고 싶은 걸 찾지 못한 아이에게 아무거나 하나 적어 내라고 하고 싶지 않았다. 내겐 재밌는 일화였으며 나중에 크면 두고두고 놀려 먹을 얘깃거리였다. 이 이야기에 웃는 사람들도 있었고, 요즘 세대를 통으로 묶어 걱정스럽게 볼멘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요즘 애들이 꿈이 없다면서? 진짜 큰 일이다 큰일이야. 하고 싶은 게 없대. 너무 풍족하니깐 뭘 하려고 하지 않는 거지.
뜨아!
과연 요즘 애들만 그런 게 맞을까?
매체를 통해 뉴스를 접하다 보면 요즘 애들은 왜 그렇게 문제가 많은지 모르겠다. 어휘력도 문제, 폭력성도 문제, 사회성, 감정조절미숙, 인지능력저하, 유튜브 중독, 핸드폰 중독 등 엄청 심각해 보인다.
나 역시 세대의 중심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의 우리 역시 어른들의 혀를 차게 하는 위치에 있었다. 대표적으로 한문을 읽지 못했고, 신문을 읽으려 하지 않았고. PC통신에 빠져 수십 배에 이르는 전화요금을 내게 했다. 부끄러움이 아닌 개성이란 이름으로 자유분방의 절정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신인류였다.
스물에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했으며 급변하는 시대를 살았지만, 희망적으로 바라봐 주는 시선은 기억에 없다.
"말세야, 말세!"
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세대의 우리가 그랬다.
그렇지만 걱정과는 다르게 각자 알아서 제자리에서 지금 제 역할을 하면서 중년의 시절을 보내고 있다.
문제 많은 요즘 아이들도 우리만큼 자라면, 그 시대를 살고 있는 그즈음 아이들을 보며
"요즘 아이들 큰일이야 큰일. 문제가 심각해."
라고 말을 하지 않을까?
"요즘 아이들은 정말 문제이다!'
나는 지금의 아이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세대를 열어 세상을 잘 이끌어 가지 않겠는가, 생각하기 때문에 한 번도 문제란 생각을 해 본 적 없다. 그래서 나는 저런 표현을 듣는 게 너무 불편하다.
내가 생각하는 요즘 아이들의 문제라고 한다면,
이미 어릴 때부터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 적고, 이미 어릴 때부터 집에 있지 않은 시간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다'라는 말로 정말 중요한 것을 잊고 문제점만 드러내는 것은 아닌가 싶다.
인터넷 기사를 안 본다. 그래서 공중파 뉴스를 놓치면 모르고 넘어가는 소식들이 있다.
최근에 인스타그램에서 운동회 전 미리 사과하는 아이들의 영상을 보았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