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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지아 May 31. 2023

'흰머리'가 보여도 놀라지 않게 되었습니다

나이를 먹었나 봅니다

우리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나이를 먹고 성장노화의 시기를 거치며 살아간다. 그런데 나는 해가 지날수록 내 신체에 나타나는 노화 현상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거울을 통해 비쳤던 '흰머리'는 나를 자주 깜짝깜짝 놀라게 했었다.


어! 선생님! 머리에 흰머리 있어요! 

으엑!! 뭐라고?????? 어디요? 어디요?


흰머리 한 올에도 난리법석을 쳤던 그 시절 나는 너무 어렸을까. 그저 흘러가는 세월을 한껏 받아들이지 못했던 그날. 난생처음 뽑았던 흰머리를 한 손으로 잡아든 채 커다란 한숨을 내 쉬었던 그때가 생각난다.


아침 출근 준비를 하던 중 머릿속에서 하얗게 빛나고 있는 흰머리를 또다시 발견했다. 그런데 그 흰머리가 이번에는 머리 중앙에 있더라. 순간, 얼마 전 보았던 글이 생각났다. 흰머리는 옆머리> 정수리> 뒷머리 순으로 나서 콧수염> 턱수염> 눈썹으로 이어진다는 이야기가 말이다. 그래서 생각했다. 이제 나도 2단계까지 온 것인가라고. 분명 내 생에 첫 흰머리는 옆머리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머리 중앙에 있었으니 2단계가 아닌가. 내 노화가 조금 더 진행이 되었다는 현상이기도 했는데... 신기하기는 했다.


나도 나이를 먹는다. 우리 모두 나이를 먹는다. 흰머리는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현상이다.


그렇다면, 흰머리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머리카락이 검은 이유는 모낭 속 멜라닌 세포 때문인데, 멜라닌 수가 많을수록 머리 색은 짙어지고, 반대로 부족해질수록 머리 색은 하얘지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제일 중요한 이유는 '노화'이겠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스트레스받지는 말자.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드레날린 분비량이 많아지게 되는데 이는 모근 혈관을 수축시켜 영양 공급에 문제가 생기고, 멜라닌 합성을 방해하면서 오히려 흰머리가 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한다.


"검은 머리카락이 다시 났으면 싶어" 흰머리가 무성한 지인이 했던 말이었다. 누구도 흐르는 시간을 막을 수는 없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속담도 있지 않는가. 빛나게 검던 머리카락이 한 올 한 올 하얘져 가면서 속상함과 삶의 무상함을 느낄 수 있지만, 청춘은 흘러간다.


김필의 '청춘'노래 가사가 떠올라 함께 공유하며 글을 마무리지어 본다.


청춘(Feat. 김창완)-김필


언젠가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연가가 구슬퍼

가고 없는 날들을 잡으려 잡으려

빈 손짓에 슬퍼지면

차라리 보내야지 돌아서야지

그렇게 세월은 가는 거야

나를 두고 간 님은 용서하겠지만

날 버리고 가는 세월이야

정 둘 곳 없어라 허전한 마음은

정답던 옛 동산 찾는가

언젠가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

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

달 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연가가 구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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