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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Apr 11. 2022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 댕댕이와 양양이 이 소확행 123-말이나 해볼걸

야옹!

총총 온니 오늘 왜 힘이 없어 보여. 왜 뭔 일 있어?


멍!

아니 보스가 오늘은 자유시간 안주잖아


야옹!

말이나 해봤어?


멍!

아니. 보스가 나보고 절대로 말하면 안 된다고 했잖아.


야옹!

미야우 끼끼끼.

아니 개 똑똑이가 오늘은 개답답이네.

다른 존재 있을 때 말하지 말라고 했잖아.

우리끼리 있을 때는 갠 춘이지.


멍!

아구구 캬캬캬.

맞다. 그렇지.

보스야 오늘 왜 자유시간 안 줘?

어차피 나 풀어줘도 길에 안 나가고, 귤밭 안에 돌 울타리 안에서 이프니 하고만 놀잖아.


하하하

아 맞다.

오늘 내가 무슨 생각 좀 하느라고 총총이 목줄 풀어 주는걸 깜박했다.

쏘~오리.

지금 풀어줄게.

돌담 안에서만 뛰어놀아야 돼.

요즘은 네발족이 길거리 혼자 다니면 두발족들이 잡아간대.


멍!

알써. 멀리 안가.

고마워 보스야.

귤밭 안에서만 이프니 하고 놀아도 잼나.

근데 무슨 생각 하느라고 나 풀어 주는 거 잊었어?


하하

"말이나 해볼걸"하는 생각 했지.


야옹!

그게 뭔데?


하하하

예전에 호텔에 갔는데 첫날은 바다 뷰가 있는 멋진 곳을 주더라고.

다음날 다시 예약했는데... 바다가 안 보이고 산이 보이는 거야.

그래서 속으로 투덜투덜하다가, 밑져야 본전이니 말이나 해보자. 생각하고는 프런트에 전화를 했지.

그랬더니 당장 바꾸어 준다고 하는 거야. 

사연인즉슨 어제 바다 봐서 오늘은 산을 보라고 배려했다는 했다는 거야.

방이 없나 보다고 지례 짐작하고 말도 안 하고 속으로 꿍 했으면 내가 원하는 방을 못쓴 게 되겠지.


멍!

아하. 우리 지구별 여행에서는 꿍하거나, 투덜거리거나, 지례 짐작하고 말을 안 하면 손해 보면서 살겠다.

방금 나처럼...

아구구 캬캬캬.


야옹!

맞아.

그런데 아무렇게 퉁명스럽게 물어보면 안 돼.

상대방이 화난 줄 알고 싸우게 되더라고.


멍!

오잉. 그냥 말이나 해볼걸 하는 게 안된다고?


야옹!

당근이지.

우리 지구별 여행에서 모두가 다 존중받아야 할 소중한 존재이잖아.

때와 장소에 맞게 예의를 갖추고 정중하게 물어보면 거의 다 해결될 거야.


멍!

아 T.P.O


야옹!

허걱 기가 막혀.

온니가 시간, 장소, 조건을 잉리쉬로 하네.

와 개 똑똑 해.


멍!

야 잉리쉬가 뭐냐? 무식하게.

잉글리시야.


야옹!

미야우 끼끼끼.

일을 세게 발음하면서 리쉬 해봐.

어떤 게 두발족들이 많이 쓰는 건지.


멍!

리쉬.

아구구 캬캬캬.

와 진짜네.

역시 이프니는 3만 살 넘은 게 맞는 거 같아.


야옹!

미야우 끼끼끼 

놀자.


하하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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