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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Apr 19. 2022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의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129- 제자리

야옹!

총총 온니 숨을 헐떡 대네.


멍!

아구구 덥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추웠는데.

난 더우면 개침도 마구 나와.

더럽지?


야옹!

아니.

더러워 보일 뿐이야.

입에 침이 없는 존재가 어딨어?

다 자기 침은 깨끗하고, 다른 존재의 침은 더럽나?


하하하

같은 것이 어디 있는가에 따라서 참 많이 다른 거 같아.

침이 내 입에 있으면 영양분이고 내 몸을 활성화시키는 에너지 원이잖아.

그런데 밖으로 나오면 불결해지는 느낌이 들거든.


멍!

그렇긴 하지.

내 개똥이 밭에 있으면 보기도 좋고 좋은 거름이 되잖아.

그런데 밥상에 있으면 어떻겠어?

상상력으로 생각해봐.


야옹!

미야우 끼끼끼

온니 상상하기도 싫다.

내 밥그릇에 온니 똥이 있는 걸 상상하라니까 소름 돋아.

그럴 정도로 불결하고 기분 더러워.


하하

제자리라는 것이 중요한 거 같아.

존재를 구성하는 일부분도 제자리에 있지 않으면, 완전히 다른 취급을 받잖아.

우리 두발족들도 제자리를 찾은 존재도 있고, 그렇지 않은 존재도 있어.


멍!

제자리를 어떻게 찾는 건데?


하하하

운 좋게 한 번에 찾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경우는 희박해.

뭔가를 여러 번 시도해 보면 자기 존재에게 잘 맞는 것이 있는 걸 알게 돼.

일도, 존재간의 관계도, 서식지도, 좋아하는 취미도...

이건 생각만 가지고 판단하면 실수하게 될 확률이 많아.


야옹!

그럼 다른 일도 여러 번 해보고, 관계도 여러 번 만들어 보고, 서식지도 이곳저곳 옮겨 다녀 보고, 하고 싶은 취미도 저질러 보고... 해야겠네?


하하

맞아. 우리 종족은 이런 방면에서 경험이 많을수록 지구별 여행의 고수가 되는 거 같아.

경험이 많은 것은 실패의 횟수도 많은 거 거든.

크게 다치거나 죽지만 않으면, 자전거를 타다가 많이 넘어지는 것이 자전거의 고수가 되더라고.

그래서 누구가 해놓은 내가 좋아하는 떠돌이 말이 있어.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춤춰라!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아라! 오늘이 삶의 마지막인 것처럼"


멍!

와우. 이렇게 살면 지구별 여행이 끝짱이겠는데

도전하고, 즐기고, 남의 눈치 안 보고...

결국 경험이 많아지고, 실패도 많아지고... 하다 보면 고수가 될 거잖아.


야옹!

미야우 끼끼끼.

총총 온니 시방 이렇게 살고 있는 거 같은데.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먹잖아.

남의 눈치도 전혀 안보잖아?


멍!

아구구 캬캬캬.

정말?

그럼 난 제대로 살고 있네.


하하하

다 실천할 수는 없어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은 해보는 것이 더 의미가 있는 거 같아.


야옹!

우리는 매일 이렇게 살려고 노력하는 지구별여행팀이야.


하하하.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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