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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Apr 30. 2022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137-기다림

멍!

야 너 굳은 거야?

그림자가 저기서 여기로 움직였는데도 안 움직이냐, 꿈쩍도 안 하네.

대단한 고양이 구만.


야옹!

난 기다리는 것이 본능이야.

기다린다는 것은 기술이거든.

사고도 줄어들고, 사냥도 잘되고...

나에게 잡히는 애들은 기다리지 못해서 그래.

기다리면 위험한 것들이 보이거든.


하하

식탁에서 컵을 빨리 잡으려고 하면 놓치기 쉬워.

물을 빨리 마시려고 하면, 얼굴에 흘리기 쉬워.

밥을 빨리 먹으면 체해서 아프잖아.

어딘가를 빨리 가려면 사고 나기가 쉽고.

우리 지구별 여행에서는 뭔가를 빨리 하려면, 사고 나거나, 일이 더 꼬여서 더 느려지는 경우가 많더라고.


야옹!

당근이지.

기다림에 재미를 넣어봐.

일찍 가면 주변을 볼 수 있고,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행복한 일들이 더 생겨.


멍!

그런데 나는 왜 뭘 못 기다릴까?

내 본능인가?


하하하

총총이도 내가 "기다려"하면 기다리던데.

그런데 좀 초조한 기다림 같아.

간식 얼른 먹으려고 서두르는 눈빛이 보이거든.


멍!

맞아.

기다리면서 초조해.

간식이 얼른 입에 들어와야 마음이 놓여.

그거도 한꺼번에 꿀꺽해야 마음이 편해지고.

난 왜 서두를까?


야옹!

그건 온니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있던 습관이 온니에게 전달된 거야.

바꾸려 하지 마.

힘들어.


멍!

불가능한 거야?


야옹!

아니.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많이 어려워.

조상으로부터 받은 거라, 내뜻이 아니잖아.

그래서 피를 바꾸어야 되는 정도로 혹독한 의지가 필요하거든.

그걸 온니가 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거야.


멍!

야 나를 뭘로 보고 그래?

동네에서 귀엽다고 모든 뼈다귀는 다 내게 모이잖아.

나도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을 너에게 보여주겠어.


야옹!

미야우 끼끼끼

다음 별에서?


멍!

아니, 지구별에서... 곧 보여줄게.


야옹!

그래서 더 안 되는 거야.

언제까지 한다는 정해진 시간이 없구, 막 연하잖아.

아무튼 시도는 해본다니....


멍!

그럼 내일까지 고칠께.


야옹!

아니 평생 해도 고칠까 말까 한 것을 내일부터 당장 고친다고?

그거도 너무 급하네.


멍!

잘못된 것을 알면 당장 고쳐야지 뭘 꾸물거려.

낼 까지 못하면 앞으로 남은 지구별 여행 내내 해도 안될 거야.


야옹!

역시 총총 온니는 보통 개가 아니야.


하하하

나는 대고, 대개 랑 지구별 여행 중이다.


멍!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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