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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May 09. 2022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의 댕댕이와 양양이의 소확행 143-고수의 첫째 조건

야옹!

총총 온니 진짜 개팔자야.

부럽다.


멍!

야 너도 아무데서나 걍 자봐.

졸릴 때 자리이동을 하거나, 시간 지연을 하면 잠이 깨서 꿀잠이 안돼.

걍 졸린 그곳 그때 바로 자야 좋아.


야옹!

그러니 개팔자야.

내가 그래 봐. 아마도 그날로 지구별 여행의 끝일 거야.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동네 개들이 나만 보면 돌진을 하잖아.

아무데서나 잘 자는 것은 타고나야 돼.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내는 것도 대단한 거 같아.


하하

맞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구별 여행을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야.

고수나 가능한 거 같아.

말대로 하면 불가능한 것이야.

잠자거나, 빈둥거리면 아무것도 안 한다고 하잖아.

잠자고 빈둥거리는 것을 하고 있으니,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아니잖아.

어떤 존재가 아파서 갑자기 일을 그만 두면, 주변에서는 아무것도 안 한다고 하더라고.

그 존재는 치료를 하고, 힐링을 하고, 휴식을 하는 건데...


야옹!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것을, 잘하는 것은 지구별 여행의 고수야.

총총 온니가 바로 그런 고수지.

잠자는 거, 노는 거, 멍 때리는 거... 제대로 하잖아.


멍!

야 나는 그냥 자는 게 아니라니까.

생각의 잠이야.

내가 보내는 시간은 헛된 게 하나도 없어.

평소에 생각을 하니까 놀기도 잘하고, 멍 때리는 것도 잘하는 거야.

세상에 그냥 저절로 잘되는 일은 없잖아.


야옹!

미야우 끼끼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자존감도 필요해.

누가 뭐라해도 대단한 것을 하는 거니까.

총총 온니처럼 살려면 자기로써 살아야 해.

주변 존재들이 뭐라 하든 말든 상처받지 않아야 가능하거든.



멍!

아구구 캬캬캬.

야 난 그냥 사는 거라니까.

내가 나로 살지 그럼 너로 사냐?


하하하

역시 총총이가 진정한 고수다.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되잖아.

초보는 의식하면서 하다가, 지속하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가능 해 지잖아.

가만 보면 이프니도 고수야.


야옹!

난 고수가 되려면 아직 멀었어.


멍!

넌 참 겸손한 고양이야.

그건 고수의 첫 번째 조건이야.


하하하

야옹!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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