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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Jan 14. 2022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48- 시간 사용설명서

야옹!

개 온니


멍!

왜?


야옹!

총총 온니는 밥그릇이 왜 두 개나 돼?


멍!

야 그걸 내가 어떻게 아냐?

보스가 마련한걸

하나는 매일 먹는 바삭바삭 그릇이고, 또 하나는 어쩌다 먹는 고기 같은 거 그릇이야


야옹!

아무튼 너무 많아

지금 우리가 왜 지구별 여행을 하고 있는지를 잘 생각해봐야지


멍! 야 밥그릇 두 개 하고 그거 하고 무슨 상관이야?


야옹! 오매 개 온니 그거 몰라?

가진 게 많으면 그만큼 손발이 많이 가고, 시간을 쏟아야 잖아

 따스하고, 털이 뽀송뽀송하면서 햇빛과 바람 같은 자연을 느낄 시간을 빼앗아 가잖아


멍! 와 대박

너 진짜 대고가 아니라 현철고 이다


야옹! 오잉? 현철고?


멍! 현명한 철학 고양이라고


하하하

이프니는 진짜 대단하다.

자기가 할 것만 정확히 하면서 까칠 하지만, 지구별 여행의 목적을 아주 잘 실행하는 거 같아


멍! 그게 뭔데?


그렇게로...

우리가 여기온 것은 감사하고, 많이 웃고, 즐기고, 베풀고, 여행하고... 이런 거 하려고 온 거잖아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하고, 어느 정도 했으면 다 내려놓고 감사하면서 베푸는 행복한 생활을 해야는데...

삶에서 일의 규모와 언제까지 시간 기준을 정하고, 그때가 되면 딱 손 놔야 하는데... 그래야 또 후손들도 일이 있는 거잖아.

노년이 되어서도 마음이 가난하니 계속 긁어모아야 사는 거지.

이프니는 마음이 풍성하니까, 그릇이 하나지만 행복하잖아.

많은 존재들이 일을 놓는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고, 다음 별로 가는 그날까지 움켜 잡고 있는 거야

욕심 펼침 시간을 나름대로 정해놓긴 해. 이것만 끝나면 그만 해야지. 몇 살까지만 해야지... 등등

삶의 목적에서 멀어지면 두려워서 놓지 못하고, 놀면 뭐해? 하고 놀 줄을 모르면 일을 계속 늘리게 되지.

필요이상의 것을 채우다가 육체가 활동 못할 계기가 되어야 정신을 퍼뜩 차리지.

행복을 느낄 틈도 없이 다음 별로 가는 거야.

그렇게 가면 다음 별에서 또다시 소유하려고만 하다가, 거기에 모든 시간을 다 쏟아 버린데.

기억은 가지고 가니까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나 봐


야옹! 보스야

그건 많은 존재들이 워라벨이라는 시간 사용설명서를 안 읽고 지구별에 와서 그래

거기에 보면 일은 언제까지, 노는 것은 언제부터.... 이런 것이 나와 있거든

나는 시사설에 나와 있는 데로 하는 것뿐이야

우리 종족들은 그걸 아주 철저히 지킨 당게로


멍! 대단하십니다. 이프니 고양이 님


하하하

놀자

멍!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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