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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Jan 26. 2022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의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56-생태적 삶의 전사

멍! 이프나, 보스야

일어나 봐


야옹! 왜 총총 온니

왜 그냐? 오늘은 쉬는 날 이잖아 

늦잠 좀 자렸더니

이제 너 혼자 신호등 건너서 바닷가 갈 수 있잖아


멍! 보스는 참 바쁘다

나 데꼬 달리러 가니 늦잠 잘 날이 없네

어제는 놀고 오늘은 쉬고...

계속 놀다가 쉬다가 하니까 과로사하겠다.


하하하

야 내가 지구별에 와서 첨부터 놀았냐?

나도 치열한 싸움을 했지

대신 난 경쟁자가 없었어


야옹! 오잉 

보스랑 싸울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대단혔다구?


하하

그게 아니라 난 체질적으로 경쟁을 못한다는 것을 빨리 알았어

달리기 대회에서 공책 하나 못 탓당게

그래서 일지감치 다른 사람을 이겨야 하는 경기나 승부는 접었지


멍! 치열한 싸움을 혔다며?


하하하

그랫지. 나 자신과의 치열한 전쟁을 했지

사하라 사막을 달릴 때도 나와의 싸움이었고

매킨리 산을 오를 때도 나와의 갈등이었고

히말라야의 산속에서도 나와의 박터지는 투쟁이었고

중국의 허바 설산에서도 나와의 전투였었어

내속에 존재하는 포기와 고통, 성취감, 의지, 안락함,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의심...이런 것들이 서로 치열하게 치고 박은 거야


야옹! 멍!

오매 보스는 싸움꾼이네

뭔 그리 많은 전쟁을 하면서 살았대


그렇게

나와의 조용한 전쟁이었지


멍! 지금은 끝난 거야?

아니 지금도 계속 전쟁 중이야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존재의 미약함, 아침에 바닷가 달리기 안 가려는 안락함의 유혹, 추운 날 바다수영 안 하려는 나약함, 막걸리를 한 병 이상 마시려는 생각, 새 옷을 입고 싶어 하는 마음, 좋은 운동 장비를 사려는 유혹 등과 계속 대치중인 거지.

남과 비교하지 않고 내길을 가는 외로운 전사? 아니다 외로운 늑대? ㅋ 이거도 아니다. 

걍 제주도 어느 귤밭 창고를 베이스캠프로 하고 조용히 수련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


야옹! 멍!

나름 멋지구먼 

근데 지난번에도 말했는데 왜 비누 샴푸 이런 거도 안 쓰는 거야?


아 그거도 나와의 조용한 전쟁이야

그거의 적은 다른 사람도 다 쓰니까 나도 써야지 하는 마음, 이걸 쓰면 더 깔끔해지는데 하는 생각들이지

난 이 적들을 물리치는 생태적 삶의 전사이지.


야옹! 그런데 아까 개 온니가 나 깨웠잖아

왜 그런 거야?


멍! 내가?

그랫어? 보스가 뭔 전쟁 이야기하는 바람에 까먹었네


야옹! 뭐야? 온니 혹시 개 대가리 아냐?


헐. 이프나 너 그거 너무 심한 말아냐?


멍! 

우리 종족은 이 정도 말자극에는 단련이 되어있어서 아무렇지도 않아

글구 사실이잖아

나도 보스처럼 매일 나와의 싸움을 하고 있당게로

두발 종족들이 나를 보고 개...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을 다 나에게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구나 하고 생각해


야옹! 역시 총총 온니 개 좋아

온니야. 우리야 말로 생태적으로 살고 있는 거 같아


하하 맞다

니들이 진정한 생태적 삶의 전사이다


멍! 야옹!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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