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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여행자 Jan 28. 2022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57-물러설 때를 아는 것

야옹! 보스야

우리 앞집 할멍이 해녀 대장이래

젊은 해녀들이 들어오지도 못하게 꽉 막아 놨어

나이가 많다고, 이사온지가 얼마 안 되었다고.... 등등의 울타리들로 꽉 막혀서 하고픈 사람들도 등을 돌린대


멍! 야 그거 그 할멍이 말하면 다른 사람들이 완전 쫄아

목소리도 크고, 제주 사투리로 소리 지르듯 하니 상대방이 주눅 들 던 지, 아니면 그냥 피하더라고.

일찍이 홀로 된 분들이 많고, 대부분 홀로 자식들 키우느라고 그렇게 강해졌대


야옹! 그게 강한 거야?


하하하

이프니가 생각이 깊은 질문을 하네.

내 생각엔 해녀 대장 같은 어머니, 아부지들이 참 불쌍하다.

자식들 키우느라고 열심히 일하다 보니, 일하는 것만이 즐거움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일 말고는 딱히 할 게 없으니, 몸이 아프거나 타의에 의한 멈춤 말고는 내리 go 하게 된 거야.

회사에서 전 생애를 보낸 분들은 요즘 직원들이 하는 것이 못마땅 하지.

내려놓을 나이가 한참 지났는데도, 권력을 가지고 목에 힘주고, 자신이 친구들보다 제일 잘난 대단한 인간이다라고 착각하는 거지.

학교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면서, 어제 읽은 책 속의 내용을 자기 꺼라고 말하면서 대단한 학자라고 뽐내는 거지.

첨단의 기술을 배운 젊은 직원에게, 자신이 뚜드려 맞으면서 배운 옛날 기술을 자랑하는 거지.

스스로가 일을 그만두어야 청년 일자리가 창출되는데, 청년실업에 대한 대책을 세운다는 명목으로 일할 나이가 오래전에 지났어도 자리에 연연하고 있는 거지.


내가 얼마 전 버스 운전을 했잖아

근데 선배 기사가 내비게이션을 보면 안 된다고 하는 거야

자기 때는 수습기사 시절에도 뚜드려 맞으면서 배웠다고 나도 그렇게 하라는 거야

참 딱하더라고 

생각이 굳어진 거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야

만일 생각이 굳어진 거면 내가 자기 아들이어도, 내비게이션을 쓰지 말라고 하여야겠지. 그런데 내가 자기랑 모르는 사람이니까 그런 거잖아.

이건 사고의 문제가 아니고, 지구별 여행의 기본적인 문화중의 하나인 "네가 나이고 내가 나이다"라는 생각에 접근조차 못하고 있는 것의 일종이야.


멍!

우주인이 지구에 왔다가 그냥 가는 이유 중의 하나지?


야옹! 우와 총총 온니

세계인 아니 우주 인적 마인드네

달리기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영적 수련도 했나 보네


멍! 야 그게 뭔지는 몰라도 걍 아침 바다를 바라보면 뭔가 느낌이 오더라고


하하

아무튼 늦게 까지 일만 하다가 가는 존재들을 나무라지 말고, 불평하지 말고

다 나를 위해서 열심히 하다 보니, 멈춤을 잊은 거니

이제 집에 가서 노는 방법을 알려드려야 해


야옹! 멍!

해녀 대장 할 멍이 몰라서 아직도 물질을 할까?

통장에 현금이 십억 이래

근데 계속 모으는 것이 이분의 재미인 거야

그걸 어떻게 말려?


오매 니들 참 대단하다

그걸 어찌 알았냐?


멍! 옆집 또리가 똘똘하잖아

갸는 숫자를 알더라고


하하하

야 숫자 이야기하니 머리 아프다

놀자


멍! 야옹!

답이 없는 이야기를 하니 답답하다


야옹!

그래도 우린 멈출 줄 아는 보스랑 있으니 행복한 거야

아직도 앞만 보고 달렸어봐

우린 이런 지구별 여행 팀이 만들어질 수 없잖아

물러설 때를 아는게 필요한거 같아


멍! 난 언제 물러설까?


하하하

야들아 간식 먹자


멍!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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