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구별여행자 Feb 19. 2022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 여행

제주 시골 바닷가의 댕댕이와 양양 이의 소확행 76-진짜로 강한 거

야옹!

총총 온니 천천히 좀 가.

진짜로 개 잘 달린다.

내가 못 따라가잖아.

엉덩이 보니 근육도 울룩불룩하고 진짜 강한 거 같아.

개전사 같아.


멍!

야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통닭집 승리 봐봐

갸는 무슨 리트리버족이래

나보다 훨 크고, 더 빨라.

갸가 달리면 바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거 같아.


야옹!

와. 온니 개뻥이야.

뭔 뻥이 그리도 쎄


멍!

아니. 진짜야.

뻥이 아니라 이런 걸 법이라고 하잖아.


야옹!

뭔 법?


멍!

과장법.

바다새들이 기류를 타다가, 승리가 달리면 갑작스럽게 날갯짓이 흐트러 진당께.

파도도 굴곡이 변해.

승리는 진짜 강해


야옹!

진짜 왕 뻥이네.

아무튼... 아무리 그래도

나보단 약해.


멍!

헐... 내가 승리 데려오까?

누가 강한지 대결해 볼래?


야옹!

아이구. 개 온니. 승리는 이미 결론이 난 거니... 쓸데없이 에너지 낭비하지 마.

진짜로 강한 거는 그런 직진만 하는 빠름이 아니라니까.

나처럼 부드럽게 지붕에서 점프해도 소리도 안 나고, 유연하게 착지하는 것이 강한 거야.


하하하

역시 이프니는 대고야.

진짜로 강한 거는 부드러움이라는 말에 나도 동의해.

지구별 여행에서는 항상 부드러움이 딱딱한 것을 이기더라고.

물방울이 바위를 구멍 내고, 바람이 큰 건물을 쓰러뜨리고, 물이 산을 없애기도 하잖아.

아무리 덩치 큰 존재도 눈물 앞에서는 깨갱 이야.


야옹!

맞아. 그건 자연현상이고.

우리 존재들 사이에서도 부드러움이 결국엔 이기는 거야.


멍!

뭐가 부드러운 건데?


야옹!

먼저 사과하고, 먼저 용서하고, 포용하고, 미소 짓고, 화낼 상황에서도 유머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고, 다른 존재가 어려울 때 능력 안에서  도와주고, 자신이 조금 손해 보더라도 툴툴 털어버리고...

이런 것이 부드러움이야.

자존감이 있어야 가능한 거지.


멍!

그럼 화내고, 소리 지르고, 절대로 용서하지 않고, 다른 존재를 배척하고, 조금도 손해보지 않고 언제나 이기려고만 박박 악을 쓰고...

이런 것들은 강한 거 같은데 약한 거네.


하하하

맞아. 그런 거 같다.

두발족들도 진짜 강한 존재는 인자해. 미소 짓고, 태도도 부드러워.

몸에다가 용, 호랭이, 전갈 이런 거 그림 그리고 다니는 애들은 사실은 약해. 자아가 약하니까 강하게 포장하려는 위장전술이라고나 할까.


야옹!

그래서 지구별 여행 중에 부드러운 존재라고 무시하지 말고, 더 존중해 줘야 해.

나도 몸이 엄청 부들부들하잖아.


멍!

그래서 입에 머리 넣기 장난할 때 부드럽게 하잖아.


하하하. 멍! 야옹!

역시 우리는 유머도 잘하는 지구별여행팀이야.


작가의 이전글 총총이와 이프니의 지구별여행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