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부르는 마법의 주문!
반반 무 많이

by 강일영

우리 동네 최고의 자랑거리는 뭐니뭐니해도 내 자취 집 바로 코앞에 있는 큼지막한 시장일 게다. 일대의 시장들 중 단연 돋보이는 위용을 자랑하는 크기와 만능 물산 같은 취급품들. 여기에 활기 넘치는 상인들의 표정과 우렁찬 목소리가 더해져, 골목마다 생동감이 차고 넘친다. 가게마다 흥정하는 소리도 정겹고, 덤으로 얹어 주는 마음도 다정하다. 여기에 대형마트 대비 값싼 가격으로 서민들의 지갑 사정을 지켜주는 센스까지 갖췄으니. 누가 뭐래도 단연 우리 동네 최고 보물인 셈이다.


덕분에 내 발길에는 슈퍼보단 인근 시장이 제격이다. 만원이면 며칠을 두고 먹을 수 있는 식재료를 살 수 있으며, 이만 원이면 넉넉하게 먹을 고기반찬도 얻어올 수 있다. 제철에만 먹을 수 있는 과일은 시장의 가장 인기품목! 여기에 신선함이 감도는 온갖 야채들과 싱싱한 자태로 가는 사람들의 이목을 꽉 사로잡는 생선까지 곁들여지면 자취 인생 2년 차인 내 밥상도 생일잔칫날이 부럽지 않다.


무엇보다 시장의 별미라면 바로 이것! 기분 전환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치킨 한 마리는 ‘육천 원’이란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여기에 콜라에 머스타드 소스까지 더해도 만원이 채 넘지 않는다. 이제 막 튀겨낸 치킨과 시원하게 넘어가는 콜라의 환상적인 만남! 이들과 함께라면 하루 일과를 고소하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된다.


팍팍한 세상살이에 가늘게 뻗은 숨통까지 턱턱- 막혀오는 날이면, 나는 만 원짜리 지폐 한 장 챙겨 들고 나와 시장으로 향한다. 그리고 여러 군데 도장 찍듯 눈요기를 마침과 동시에 나만의 단골 치킨집으로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돌려본다. 밝은 전구로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작지만 든든한 점포. 그 속엔 언제나 친절한 미소로 손님들에게 매번 서비스를 건네는 아주머니의 환한 웃음이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사소한 풍경에 덩달아 기분 좋아진 내가 그 앞으로 즐겁게 다가가면, 아주머니의 반가운 인사말이 귓가에 가득하다.


“아가씨! 왜 이렇게 오랜만에 왔대! 잘 지냈어?”

잊지 않고 챙겨주는 안부 인사를 받으며, 그간의 스트레스를 날리듯 간단명료하게 외쳐본다.


“아주머니! 저는!”


그러면 아주머니는,

“알지! 반반 무 많이! 난 그 소리가 제일 좋더라!”

라고 호응하며 동시에 우리 사이엔 즐거운 웃음과 행복한 기운이 퍼진다.


세상에 이런 멋진 말이 또 있을까.

애써 걸음한 손님도, 분주하게 튀겨내는 주인도. 외침과 동시에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말이라니.


주문과 동시에 이글이글, 지글지글. 노란 올리브유에 바삭하게 튀겨지는 치킨의 향연. 꽃처럼 금세 부풀어 오르는 후라이드의 참맛을 동공부터 한 입! 시야 가득 미리 베어 물며 마음속으로 수십 번 외쳐본다.


행복을 부르는 마법의 주문! 반반 무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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