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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령 Sep 08. 2024

이령의  꼴통 성장실화 ㅡ꽁트 17탄

술빵을 만들다가


냄새는 추억을 말아쥐고 핀다.

세월지나 그 사람 이름과 얼굴은 잊었어도 그 사람의 향기는 오래 스며 생의 곳곳에 살아난다던 소설구절도 떠오르네.


간식이 귀하던 시절 엄마는 강낭콩 숭덩숭덩 끼워넣고 막걸리로 발효시킨 밀가루 술빵을 자주 만들어 주셨다.

등교 전 손에 하나씩 들려 주시곤 했는데 나는 은근하게 풍겨나는 그 막걸리 냄새가 싫어서 골목 돌담장 구멍에 몰래 넣어놓고는 잘 먹었다 시치미를 떼고 등교하곤 했다.


덕분에 울집 똥개 누렁이는 나 대신 누룩꽃 일듯 살집이 불어나기 시작했다.


비도 오고 막걸리로 발효시킨 술빵이 그립다. 정확하게 말하면 엄마의 그 마음이 그립다.


낵아 만든 이 술빵을 먹으면 내 아이들도 이담에 엄마를 기억할까~~


저녁엔 옆지기 꼬셔서 막걸리 대작이라도 해야겠다.


냄새가ᆢ

자꾸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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