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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건소 Aug 29. 2023

이런 과일은 반드시 뒤통수친다

저는 "천재의 식단"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앞서 두 편의 논문을 살펴보며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본 자료나 책에도 과일을 비판하는 내용을 많이 접하기 어려웠거든요. 하지만, 지나친 과일의 당분섭취가 뇌에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을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도대체 과일에서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결국 당분 함량이 높은 과일 무화과, 대추야자, 망고, 바나나 파인애플 등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가공 탄수화물을 섭취할 때와 비슷한 신진대사 교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과일은 귀했습니다. 정해진 계절에만 한시적으로 구할 수 있는 식품이었지요. 어찌 보면 현대인이 과일에 자연적으로 들어있는 당분을 제대로 감당해 내지 못하는 사실이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먹는 음식은 마치 라스베이거스 리조트의 카지노처럼 시간, 장소, 계절의 구분이 따로 없습니다. 불과 한 세대 만에 인류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과일을 손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열대 지방에서 재배한 파인애플, 멕시코에서 키운 베리 종류들, 모로코에서 수확한 대추야자 등 종류도 무궁무진합니다. 이런 과일은 유례없이 크기가 크고 단맛이 강하게 품종을 개량한 것들입니다. 

우리는 과일은 마음껏 먹어도 괜찮다는 심지어 건강에 좋다는 말을 숱하게 듣지만, 진화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과일, 그 중에서도 특히 오늘날 재배되는 당분이 많은 과일은 몸의 신체 대사를 교란시킵니다. 당분이 많은 과일 섭취가 필요한 경우는 지방을 축적해서 겨울에 생존할 수 있도록 도울 때뿐입니다. 실제로 학자들은 인류의 조상이 초록색 숲에서 빨갛게 익은 과일을 구별해 내는 단 한 가지 목적에서 초록색과 빨간색을 구분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365일 내내 당분 함량이 놓은 과일을 먹으면서 사실상 사라진 것과 다름없는 혹독한 겨울에 날마다 대비하고 있습니다.


무려 진화론까지 거슬러 올라갔네요. 제가 어렸을 때 바나나가 너무 먹고 싶었는데요. 저희 부모님이 결국 너무 비싸서 사주질 못하셨어요. 당시에는 한 송이가 아니라 하나씩 팔기도 했었는데도 말이죠. 그 바나나 하나의 가격도 빠듯한 살림살이에서는 그마저도 부담이 되었던 것이죠. 하지만, 지금은 마트에서 바나나가 만만한 과일 중의 하나더라구요. 커다란 바나나 한 송이 채 보통 그냥 사잖아요. 진화론까지 멀리 가지 않더라도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과일은 함부로 먹지 못할 참 귀한 존재였습니다.      

책에서는 과일뿐만이 아니라 높은 당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많은 문제를 찬찬히 설명하는데요. 그중에서 내장에 대해 설명합니다. 그리고 그 내장에서 시작된 문제는 다른 조직을 거쳐 결국 뇌까지 위협하고야 맙니다. 책 내용 이어서 보겠습니다.


특히 당분으로 인한 많은 문제가 시작되는 부분은 바로 내장입니다. 특히 과당은 가공식품이든 당분이 아주 많은 과일이든 상관없이 다량 섭취하면 흡수가 잘 되지 않습니다. 얼핏 생각하면 흡수가 잘 안 되는 것이 더 좋은 게 아닌가 싶겠지만, 과잉 섭취한 과당이 장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복부 팽만감, 위경련, 설사, 과민성 대장 증후군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장에 과당이 몰려있으면, 트립토판이 흡수가 방해되기도 합니다. 트립토판은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하는 필수 아미노산이며,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직접적인 전구 물질입니다. 세로토닌은 좋은 기분과 집행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과당 흡수 장애가 우울증과 연관이 있는 이유도 이에 관련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장의 내벽은 음식에서 영양소를 흡수하는데 중요한 장소입니다. 또 세균이 장 속에 머물며 살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합니다. 장의 내벽에 과당이 농축되면 장에 구멍이 뚫리는 경우도 생기는데 이를 장의 투과성이 높아진다 라고 표현합니다. 장의 투과성이 높아지면, 장에 있는 감염성 세균이 내벽밖으로 유출됩니다. 세균 성분이 혈류에 스며드는 이런 현상은 염증의 주원인이 되며, 뇌와 신체의 면역체계가 높은 경계 수준을 유지하게 함으로써 우울증과 불안 같은 증상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제가 김혜성 박사님의 설명을 빌어 내용에 대해 첨언하자면요. 이를 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ndrome)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장세포에 균열 즉 세포간의 느슨한 틈이 생겨 장내부를 타고 항문으로 향하던 여러 미생물과 독소들이 더 깊은 내 몸으로 침투하여 전신적으로 돌며 우리 몸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지요. 장이 누수가 되었다(Leaky gut)는 것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변비가 생기면 얼굴에 뾰루지가 납니다. 배출되어야 할 대변이 대장에 오래 있으면, 내 몸의 미생물 부담(bacterial burden)은 대폭 올라갈 테고, 그래서 대장세균이나 그 독소들이 장누수를 타고 혈관을 거쳐 얼굴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 가능합니다. 우리 뇌는 특별히 Blood Brain Barrier, 뇌혈관 장벽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는 우리 몸에서 가장 견고한 방어막 가운데 하나입니다. 당연히 그래야겠지요. 하지만, 만약 그 견고한 장벽을 뚫는다면, 치매에 취약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입니다.     

당이 많은 과일을 섭취한다는 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결국 돌고 돌아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치매의 위험성까지 올리고야 말았습니다. 너무 슬픈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영영 과일을 먹을 수 없는 것일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과일에는 분명 중요한 영양소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특히 천연 항산화제가 많으면서도 당분함량이 낮은 코코넛, 아보카도, 올리브, 생카카오 등이 바로 그런 과일입니다. 베리 종류도 과당은 적으면서 기억력을 높이고 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뛰어납니다. 이에 흥미 있는 연구가 있는데요. 간호사 12만 명의 식품 섭취를 조사해서 뇌스캔 영상을 비교한 결과 베리 종류의 과일을 가장 많이 먹은 사람의 뇌가 평균 2.5년 젊어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10가지 뇌건강에 좋은 지니어스 푸드를 말하고 있는데요. 그중에 특별히 2가지 과일을 따로 떼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과일 바로 알아봐야겠지요. 

첫 번째는, 아보카도입니다. 아보카도의 칼륨은 바나나의 2배에 이릅니다. 칼륨은 나트륨과 함께 작용해 혈압을 조절하는 혈관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이고 아보카도 지방의 80%는 올레산과 같은 불포화지방으로 이루어져 있어 이 역시 심혈관에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아보카도 1개의 섬유질은 12g으로 장내 세균이 가장 좋아하는 양질의 영양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베타카로틴, 토코페롤과 같은 성분이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어 발암물질이 생성되는 것을 억제합니다. 게다가 먹지 말고 피부에 양보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피부 영양 공급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나를 채우는 한끼. p178 임성용. 책장속) 이 정도면 정말 보약 못지 않은 효능입니다. 아보카도는 사실 싼 과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관리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저는 냉동 아보카도를 애용합니다. 와사비를 살짝 찍어 먹으면 훌륭한 요리가 된답니다.

두 번째는, 블루베리입니다.

블루베리에 가장 많이 들어있는 플라보노이드는 안토시아닌입니다. 안토시아닌은 혈액 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으며, 뇌에서 기억을 다루는 부위의 신호 전달을 활성화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 성분은 뇌의  해마에 축적되는데 앞서 설명했듯이 해마는 뇌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곳으로 손상을 입기 쉬운 기관입니다. 6년에 걸쳐서 노인 1601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연구에서 블루베리 섭취가 인지력 저하를 2.5년 늦추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암 억제 식품사전에 따르면 블루베리의 안토시아닌은 또한 암을 억제하는데 이때 백혈병 세포에서 암세포의 자기 사멸인 아포토시스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즉 증식하는 암세포를 베리류가 죽이는 작용을 하는 것이지요.


오늘은 천재의 식단이라는 책을 바탕으로 다량 섭취 시 우리 몸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과일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치매 예방에 탁월한 과일도 알아보았습니다. 이 영상은 앞으로는 과일을 절대 먹지 말아야합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어떤 과일이든, 적당하게 먹으면 좋습니다. 다만, 우리 뇌를 위해 조금 더 똑똑하게 섭취하면, 더 좋을 것이다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의 극히 일부를 제 견해를 통해 말씀드렸으니, 한번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56eiRty7Vg

1. 천재의 식단 https://link.coupang.com/a/7UYH9 

2. 냉동아보카도 https://link.coupang.com/a/7UY81 

3. 냉동 블루베리 https://link.coupang.com/a/7UZw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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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1. 천재의 식단. 맥스루가비어. 폴 그레왈. 앵글북스. 2023. p116~120(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2. 암억제 식품사전.니시노 호요쿠. 전나무숲. 2019. p142 

3. 나를 채우는 한끼. 임성용. 책장속. p179 

4. 치의일보. 장누수증후군? 잇몸누수증후군!

https://dailydental.co.kr/mobile/article.html?no=111393

5. Mediterranean diet and brain structure in a multiethnic elderly cohort

Yian Gu, PhD,corresponding author Adam M. Brickman, PhD, Yaakov Stern, PhD, Christian G. Habeck, PhD, Qolamreza R. Razlighi, PhD, José A. Luchsinger, PhD, Jennifer J. Manly, PhD, Nicole Schupf, PhD, Richard Mayeux, MD, and Nikolaos Scarmeas, MD

Neurology. 2015 Nov 17; 85(20): 1744–1751.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4653103/

6. Mediterranean diet, micro- and macronutrients, and MRI measures of cortical thickness.

Sara C. Staubo,a,b Jeremiah A. Aakre,c Prashanthi Vemuri,d Jeremy A. Syrjanen,c Michelle M. Mielke,a,e Yonas E. Geda,f,g Walter K. Kremers,c Mary M. Machulda,h David S. Knopman,e Ronald C. Petersen,a,e Clifford R. Jack, Jr.,d and Rosebud O. Robertsa,e,*

Alzheimers Dement. 2017 Feb; 13(2): 168–177.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5259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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