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애틋함에 가슴이 벅찼다.
우리 집 막내는.
유독 무언가 다르다. 걸음, 그리고 말.
다른 아이에 비해 느렸다. 하지만, 장애가 있거나 한건 아니다. 그 당시 신랑은 나에게 말한다.
시간이 약이라고.
엄마의 마음은 불안하면서, 예민하다. 무언가 놓치면, 후회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이의 미래를 위해
뛰어다녔다.
성장 시기는 똑같은 뱃속에서 태어나도 다를 수 있다.
네 명 중에 각각 다 달랐지만, 막내는 그 성장가정에서 내 심장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던 아이다.
유독, 음악과 노래를 좋아하는 아이. 감정표현을 잘하는 아이.
이 아이의 표현으로 나는 한 번씩 가슴이 울컥하거나, 때론 감동이 될 때가 많다. 보조개가 있어 더 예뻐 보이는 아이덕에 내 마음도 보조개 속에 빠질 듯 빠져든다. 말을 재잘재잘할 때면 내 마음은 편안하면서도 왜 말을 못 했을까?, 왜 느렸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든다. 다른 아이들은 돌 전에 걸었고, 모든 게 빨랐는데 왜 막내는 그렇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막내의 작은 공연에 한참 동안 멍하니 빠져든다. 그 맑은 두 눈에 감정이 흠뻑 젖어 빠져들 거 같은 느낌이 한편으로는 고마워서 마음이 더 쓰라린다.
"정말 고마워, 엄마딸로 태어나줘서......"
라는 말을 하면 이아이는 더 크게 감동을 준다.
" 태어나게 해 줘서 고마워, 엄마가 최고야! 사랑해!, 엄마 또 봐봐."
하면서 언니들에게 지금까지 배운 춤과 노래를 힘껏 뽐내 보인다. 천천히 셋째가 오면서 함께 작은 무대를 선보인다. 나는 돈과도 바꾸지 못할 선물을 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 이아이들이 내게 오지 않았으면, 난 아마 벌써 더 힘들어했을지도 모른다.
나의 편 나의 막내.
기분이 우울해지거나, 지쳐있을 땐, 눈치가 빠른 아이는 또 한 번 웃음바다로 만들어 준다.
갑자기 노래를 틀며 따라 하거나, 감정을 잡고 눈물을 뚝뚝 흘릴 때,
뭐지? 내 마음을 읽는 건가?.
"지수야, 왜 울어?"
"엄마가 슬퍼 보여서...... 노래가 너무 슬퍼......"
아이의 우는 모습에 내가 없는 곳에서 이런 모습을 보일까, 순간 멈칫한다.
생후 6개월 되던 해, 직장 때문에 엄마품에 더 있어야 할 아이가 어린이집을 입소했다.
불안해하진 않을까? 잘 놀고 있겠지? 하면서도,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가슴을 조이며, 출근하였다.
다행히 씩씩하게 지금까지 잘 지내면서 적응하였다.
그 덕분에, 우리 부부는 맞벌이로 우리의 계획을 성공해 왔다. 그리고 새로운 꿈을 계획하고 있다.
어느 날, 어린이집에서 5살이 되던 새 학기 시작.
문자가 왔다. 지수가 장난감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는 사진 속 모습. 그 모습에 쓰라린 가슴을 다시 한번 움츠렸다. 노래에 감정을 싣고 한껏 뽐내 보이는 아이. 어쩌면 엄마의 그리움이 빗대어 보이기도 했다. 그게 시작이었을까? 이 아이는 노래에 감정몰입을 한다는 걸 느꼈다.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노랫소리가 들렸다. 셋째가 쫓아와 지수가 울고 있다고 말했다. 난 그 모습을 보고 놀랐다. 나 때문에 떨어져 우울증이 있는 건가? 한편으로는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이 됐다.
"지수야, 또 왜 울어? 울지 마. 그 노래 듣지 마!"
그건 셋째 언니가 들었던 '곰인형 (Feat. 해금) - 린' 이였다.
집에 있거나, 노래방을 같이 가면, 둘째와 셋째는 지겹도록 불러왔다. 그걸 듣고 지수는 폰으로 찾아 부른다. 아직 지수는 유튜브에서 자신이 원하는 걸 찾기 위해 음성으로 검색을 한다.
순간 나는 화가 나기도 했었다. 언니들 밑에서 크고 있는 아이는 행동과 모든 것이 빠르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노래방 가면 부르고, 집에서 지겹도록 부르고, 우리 집에서 누구나 부르는 애창곡이 돼버렸다. 시간이 흘러 이젠 지겨워 부르지 않았다. 아이들도 유행을 빨리 접해버린다.
작년 대유행곡 '가수로제-아파트(A.P.T)'
처음엔 아이들에게 물었다. 그게 도대체 무슨 곡이니?했는데, 결국 나까지 중독 돼버렸던 곡이다.
어느 길을 가면 어디서든 곳곳에 울려 나왔던 유행곡이다. 집에서도 유행곡이 되었다.
첫째, 둘 때, 셋째, 넷째 모두 작은 무대에서 자신들만의 끼를 부리며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나도 '아파트 노래'가 입에 붙어, 설거지하면서, 청소하면서 흥얼흥얼 하고 있었다.
이런 게 중독의 맛인가?. 아이들은 이 노래를 부르며 활기차게 움직였다. 집안분위기가 더 온기로 가득 찼다. 나는 가끔 집안이 조용하면 아이들과 이 노래에 맞춰 청소를 시작한다.
아이들을 흥을 돋우기 위해 스피커 음향을 크게 높인다.
지수의 애창곡 '정동원-눈물비'
언제나 들어도 이곡을 부를 땐 애절하다. 발음이 좋지 않지만, 말문이 트이기 전 이 노래를 가장 좋아했던 곡이다. 트로트를 좋아하는 나를 닮았을까? 지수는 트로트에 관심도 많다. 노래방을 가면 이 노래는 지수의 애창곡으로 빠지지 않는다. 이 노래를 부르면 무엇이 느껴질까?.
아직까지 물어보진 못했는데...... 언젠간 물어볼 수 있겠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이 감동받아 감정에 풍덩 빠지기도 한다.
지수야 다음에 이 노래를 커서 한번 불러 주겠니? 그리고 답해줘. 이 노래를 부르면 무슨 감정이 느껴지는지, 알고 싶구나. 너의 미래에 가수나 뮤지컬 배우가 되는 모습을 상상하기도 한단다.
'웃는 아이'에 나오는 뮤지컬 동영상을 보는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심청전, 신데렐라, 춘향전등 아이의 기억 속에 남는 장면이 있나 보다. 그 부분을 따라 하며 행동과 대사로 반복하기 시작한다.
저녁준비를 하고, 잠자기 전 지수를 위해 TV를 통해 보여주었다. 역시나 음성으로 유튜브를 검색을 한다. 내가 바쁠 때나 도와주지 못할 땐, 언니도움이나 자신이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아이는 엄마에게 조금 더 관심을 보이기 위해 온갖 몸짓과 표현으로 그 부분을 보여준다. 나는 잠시 하던걸 멈추고, 크게 박수 쳐주었다. 아이는 기뻐서 아주 해맑은 웃음으로 미소를 짓는다.
내가 해주지 못할 때, 자신의 방법으로 습득하는 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엄마의 빈자리가 컸을까? 나의 미안한 마음이 조금씩 채워지길 바란다. 하나씩 잘 해결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커가고 있는 아이들, 또 그 빈자리도 자신만의 개성으로 잘 메꿔 가고 있다 생각한다. 하지만 그 빈자리를 평생 따라다니며 채워 줄 수 없기에, 스스로 자신만의 방법으로 조금 더 빨리 습득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엄마는 너희와 함께하는 시간들이 소중하고 행복하단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이들이기에 엄마는 지금도 에너지를 얻어 살아가고 있단다.
지금처럼만, 각자의 위치에서 무럭무럭 자라서, 너희가 이루고 싶은 꿈을 이루거라.
그 꿈을 이루면, 과거의 우리 엄마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말해주겠니?
너희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빠, 엄마는 너희의 든든한 방패막이되어 줄게.
건강한 가정을 이루며 행복한 모습으로 살아보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