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 맑은 공기를 마시다.
아이들 모두 등원시킨 후, 버스여행을 시작했다.
아쉬움이 남아있던 내연산. 버스를 타고, 월포역을 지나 도착한 보경사. 혼자 가는 산행이라 발걸음이 가볍고, 벌써부터 눈에 들어오는 초록빛 풍경이 눈 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미술심리시간에 초록은 안정감과 편안한 효과를 준다고 하였다. 정말 내 마음에 안정을 주는 걸까? 산뜻한 풀향과 꽃잎 냄새가 나는 후각을 자극하며, 눈에 들어오는 편안한 배경이 시각까지 마음에 들어온다.
버스에서 내리자, 사람 없는 이곳. 오늘따라 너무 조용하다.
평일엔 장사꾼만 보이고 거리의 가게들이 더욱 돋보인다. 가게 앞에 장식으로 되어있는 꽃. 조명에 비친 그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다. 아이들과 올 땐 시야가 들어오지도 않았던 아기자기한 장식. 오늘따라 내 눈에서 아른거려 사진을 찍어버렸다. 정겨운 길을 지나니, 작은 물줄기에 물은 저번주보다 많이 흐르지 않는다. 작은 물줄기의 흘러가는 소리는 오늘따라 더 맑게 들린다.
물줄기의 소리 따라 올라가니, 편안함이 느껴지는 보경사 사찰이 보인다. 안에 사찰도 구경하고 목탁 두드리는 소리에 들어갈까 말까 하다가 발길을 돌렸다. 작은 불교용품점이 눈에 들어왔다.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코끼리반지, 그리고 띠에 맞는 팔찌. 알록달록 작은 비즐로 만들어져 내 눈을 장난치기 시작했다. 결국 내 팔목과 새끼손가락에 장착해 버렸다. 이걸 착용하니, 기분이 좋아지는 착각일까. 다시 사찰 주변을 둘러보고 등산을 시작하였다.
내 작은 가방 안에 있는 군것질거리. 하나씩 꺼내먹으며 여유롭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폭포수가 12개라고 해서 하나씩 짚어 가며 올라갔다. 어린 학생들이 줄지어 내려오며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처음에는 미소만 짓고 올라가니, 또 다른 학생들이 인사를 한다.
" 안녕하세요"
" 안녕하세요~어디 학교 학생이에요?
" ****학교 학생입니다."
" 아네. 조심히 내려가요."
줄줄이 내려오며 인사를 해서 답을 계속 웃으며 해주었다.
오늘따라 올라가는 길이 더 정겹다.
반쯤 올라왔을까? 물안을 한참 들여다보았다. 계곡이라 맑은 물 안에 고기들이 한 마리씩 보인다. 소금쟁이도 스키를 얼마나 잘 타는지, 오랜만에 보는 듯하다.
빠져버릴 듯 한 구멍 안에 계곡물이 흐르는 광경이 보인다. 두 번째 오르는 산행이긴 하나, 보지 못했던 구석구석 놓치기 싫어진다.
관음폭포 도착.
아이들이 있어야 할 자리가 왠지 허전하다. 막내가 이곳까지 올라왔다니, 다리가 얼마나 아팠을까. 아이들과 추억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잠시 폭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산새소리가 들려오며 머리가 맑아지기 시작했다. 이제 조금만 더 올라가면 연산폭포.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두 눈을 살포시 감고 생각에 잠겼다. 무거웠던 머리가 산기운, 새들소리, 폭포소리에 가벼워졌다. 다시 올라가자, 다람쥐 두 마리가 내 앞을 쫓기듯 지나가버린다. 폰을 꺼내 찍으려니 금세 달아나버린다. 내 두 눈이 오늘따라 호강하는구나.
눈앞에 다시 펼쳐진 구름다리. 구름다리를 지나 보이는 연산폭포. 여전히 물줄기를 보니 속이 화악 트인다. 여유 있게 볼 수 있어 턱을 괴며 한참을 뚫어져라 보았다. 이걸 보고 나면 생각나서 몇 번을 더 올 것 같다. 관음폭포로 내려와 바위 위에 앉아 해골 같은 구멍을 눈 빠지듯 바라보았다. 저 안에는 뭐가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위아래 전경을 훑어보며 감상하였다. 높게 보일 듯 말 듯 한 정자가 보였다. 저긴 어떻게 가지? 하며 옆쪽에 있는 계단이 보였다. 낯선 환경에 조금 낯설었다. 한걸음 한걸음 가니 정자를 갈 수 있는 계단이다. 호기심에 용기 내어 오르기 시작했다. 왠지 안 오르면 후회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한참 동안 수많은 계단을 돌고 돌아 오르니, 정자아래에 펼쳐진 풍경. 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팔공산에서 오르는 산과 비교가 되지 않았다. 먼저 올라온 부부는 점심도시락을 펼쳐 먹고 있었다. 혹시 방해가 될까 사진을 찍어 담아두고 있었다. 그리고 멀리 보이는 산을 바라보고 있을 때, 부부가 오렌지를 먹어보라며 주었다. 미소를 지으며 입안으로 넣었다. 산새소리가 들려오는 정자에 앉아 먹으니, 오렌지맛도 오늘따라 달달하며 상큼하다.
이런 맛에 산에 오나 보다. 산에서 마시는 공기덕에 눈도 힐링되고, 내 마음도 편안해진다.
봄에 보는 내연산은 이미 내 눈에 담았으니, 여름, 가을, 겨울만 더 보면 사계절내연산이 내 마음에 저장되겠구나.
멋진 풍경 또다시 기대할게. 나의 힐링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