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듬뿍 토마토, 보라고추

우리 집 옥상엔 눈구경이 가득하다.

by 예쁜여우

우리 집 옥상에는 고추, 상추, 허브. 토마토, 딸기, 달래가 있다. 작년에는 이것저것 멋모르고 심었는데......

이제는 욕심부리지 않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만 심어 눈구경 시켜줄 생각이다. 심는 건 내 몫이 아니라, 신랑 금손 빌려야지.


아침부터 신랑은 나에게 숙제를 하나 주고 갔다.

그건 자동차 정비를 불러 견인하는 것. 내가 백조생활 전까지만, 허용하기로......

어제 커피를 대용량으로 마시는 탓에 나는 늦게 자고,

잠을 설쳐버렸다.

역시 커피는 맛있는데....... 카페인오버 되면 잠이 안 오는구나.

아침에 신랑의 부탁을 듣고, 나는 일어나 등원준비를 해주고, 이것저것 정리하면서

막내 등원까지 완료.

그 뒤, 남은 건 견인되어 가는 차 확인하기.

신랑전화 확인 후 나는 차가 있는 곳에 안내시켜 준 후, 임무완수했다.


집 앞에 땡칠이가 나를 불쌍하게 쳐다보길래, 말을 건넸다.

"땡칠아, 덥지? 나도 덥다. 그래도 우리 올여름 파이팅!"

며, 나는 주변을 청소하며 주위에 물을 시원하게 뿌려 주었다. 그러자, 노인복지센터에서 앞집할아버지를 모시고 가는 모습에 할머니와 마주쳤다.

"안녕하세요?"

"아이고, 새댁이 우리 교회 나갑시다~"

"하하하. 할머니, 저 가는 교회 있어요"

웃으며 얘기를 나눈 뒤, 장날에 모종을 사기로 한 게 생각이 났다. 마침 아는 지인의 부탁도 있고 해서 전화통화 후 마무리 지으려고 하는데, 할머니께서 나를 불렀다.

"아이고, 새댁이 모종 사러 가면 나도 방울토마토 3 포기만 사주면 안 될까?"

"아.... 아 할머니 그거 가면서 사다 드릴게요~."

"그리고, 사서 저기 소나무 밑에 좀 숨고 주소~"

"아.... 할머니 제가 일정이 있어서 일단 사다 드릴게요."

거절을 하면 안 될 거 같아 머뭇거리며, 일정이 있다 말씀드렸는데 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우리 신랑이 만약 옆에 있었어도 "네. 해드릴게요"라고 했을 것이다.


집으로 들어가 장 볼 채비를 하고 시장으로 갔다.

오늘도 역시 장날이라 많이들 싸매고 나오셨다. 일단 내가 자주 들렸던 집을 찾아 들어갔다.

" 고추 3개-2000원 총 6개, 토마토 1개-1000원 총 5개 9000원이에요"

돈을 주고 눈구경하며, 내 일정을 위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할머니집으로 갔다.

"할머니 이거 심어 드릴게요"

"아이고, 새댁이 고마워. 저기 소나무 밑에 간격 두고 하나씩 심으면, 나중에 커서 나무에 묶을 거야. "

심고 난 뒤, 나는 이제 마무리를 하며 일어섰다.

"새댁이 얼마야?. 내가 시켰으니 돈은 줘야지"

순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얼마였지? 하며 계산을 하니, 뭔가 헷갈렸다. 내가 요즘 머리가 하얗게 돼버린 건지, 백지가 돼버렸다.

"아 6000원, 아니 3000원이요. 토마토 하나에 1000원씩이에요"

할머니가 웃으며,

"아이고 미안해 아침부터 내가 정신없게 했나 봐. 수고했어. "

"아니에요. 할머니 저 이제 그만 갈게요."


집으로 들어와 우리 집 옥상으로 올라갔다. 처음 심었을 때 보다 훨씬 건강하게 큰 녀석들. 역시 신랑 솜씨는 좋다. 그나저나, 내가 사 온 보라고추, 토마토는 우리 집 옥상에 심을 곳이 있으려나?. 할머니집 정원이 큰 탓이라 거기보다 우리 집 보니 너무나 작아 멈칫했다. 빽빽하게 심어서 올여름도 신나게 옥상에서 놀아야겠다.

'무럭무럭 자라서 우리 아이들 맛있게 먹는 모습 보여줘'


일단 다시 내려와 나는 정신없던 하루를 멍하니 커피 한잔을 마시며,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한다. 일기도 아닌 글을 써야 하는데...... 이렇게라도 쓰면 글이 조금씩 늘까?

오늘의 에피소드를 적는 것도 나에게 잊지 못할 추억거리인데, 오늘따라 정신없는 아침을 보낸 것 같아서 입가엔 미소가, 머리엔 여전히 하얀 백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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