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세월이 지나도 참 예쁘다.
난 늙어가는 모습이 예쁘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늙으면 주름이 많지만, 세월의 흔적으로 남은 모습은 무엇보다 값지고, 예쁘다. 드라마 '폭싹 속았어요 '를 보는데, 드라마를 보며 공감되면서도 가정의 책임지며 살아가는 모습과 부부의 세월이 흘러가는 모습들이 너무 예뻤다.
드라마를 보며 눈물을 흘렸던 장면도 있었다.
첫 번째는 세 아이 중 한 아이를 잃고 괴로워하는 모습이 나의 가슴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그건 가슴에 묻어도 평생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마음. 겪어보지 못했지만, 생각만 하여도 아찔하다.
난 첫째를 잃을 뻔하였다. 그땐 처음이었고, 배우지도 못하였다.백옥같이 예뻤던 아이는 건강하게 키울 거란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질병도 없고, 사고도 없이 클 것 같았다. 두 번의 열경련, 그 시간들을 되돌아보면 난 악몽이 떠오른다.TV에서 보는 그런 광경들이 눈앞에 벌어지면, 손이 부르르르 떨리며 불안하기 마련이다. 열이 오르면 4명 중에서 걱정인 아이는 첫째다.
돌 전의 열경련에 우리 부부는 눈물을 멈추지 않고 병원으로 뛰어갔던 적이 있다. 그 이후로 해열제는 그 아이를 위해 구비해 놓는다. 독감으로 세 아이 모두 독감판정을 받은 날도 우리 첫째는 열경련이 일어났다.
난 아직도 38.0만 되어도 첫째에게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순하고 순했던 아이.
아파도 순했던 아이는 정말 행동에서 놓칠 수가 없다. 그래도 지금까지, 우리 부부 곁에 있어줘서 난 너무 행복하다. 다시 한번 그날의 기억들을 되돌아보고 반성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두 번째는 세상에서 내 곁을 떠나지 않을 거 같던 작고 예쁜 아이가 시집갈 때, 아버지의 손을 잡고 걸을 때 모습, 나의 결혼식이 떠오른다. 우리 아버지의 손을 잡고 걸을 땐 ,
새 출발을 하기 위해 벅차오른 심정의 눈물반, 아버지의 손을 놓으면 모든 것이 남편에게 가야 한다는 아쉬움반인 심정이었다.
나의 심정이 그렇듯,
결혼식 사진 속에 있는 우리 아버지의 뒷모습엔 아쉬움이 보인다. 우리 엄마의 모습엔 마치 나의 미래의 모습이 보인다.
나와 너무 닮은 우리 엄마. 결혼식 사진 속 신부모습 역시 나와 닮아있었다.사촌언니가 말했었다.
"수정이는, 막내이모랑 똑같아."
우리 엄마는 나의 결혼식 때 눈물을 멈출 줄 몰랐다. 저고리로 눈물을 닦는 모습은 아직도 뭉클하다.
미래에 나의 아이들이 우리 곁을 떠날 때, 나의 마음도 허전할 거 같아 벌써부터 아쉬움이 커진다.
세 번째는 사람은 힘들지 않고 사는 사람도 있지만,
몇 번의 고비를 산고개를 넘듯 일어나고 주저앉고 반복하는 사람도 있다.또 가장의 역할은 눈물겨우면서도 멋있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피땀 흘려 노력하는 그 모습은, 마치 우리 아버지와 엄마를 보는 모습 같다. 아내, 자식을 위해 두꺼비손이 되어도 자기의 몸이 으스러질 때까지 가족을 지키는 삶을 살아간다.
퇴직 후, 아들 딸 잘 먹이려고 고생하는 손과 다리.
평생의 짐을 지면서도 자식을 위해 살아간다는 건 참 존경스러운 일이다.그걸 보는 우리 부부 역시 또 한 번 인생공부에 대해서 배우게 된다.
세월이 흐르는 모습을 담은 사진첩 속 우리 모습도 아름다울 수 있을까?
첫아이가 태어날 땐 세상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던 그 시간들.
과거를 되돌아보면 입가에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이다음, 아이들이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