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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개 Jul 20. 2023

책 읽기의 묘미

마루야마 겐지의 천일의 유리.

 천일동안을 마호로 마을에 사는, 거의 매일을 배회하며 아무 데나 보고  아무 데도 보지 않는 듯한 소년 요이치의 눈을 빌어 세밀화를 그려준다. 요이치의 자유분방한 걸음걸이과 저절로 흔들리는 팔과 다리를 작가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뒤쫓는다.

 작가는 자신을 방관과 관찰에 투철한 인상 더러운 소설가라 말한다.

물거품 호수와 오류의 강. 마호로 마을 사람들의 질박한 사연을 하루 하나씩.

그렇게 획득한 관찰하는 타인의 삶을 전혀 걸러내지 않고 보여준다.

 영화를 보는 듯 지문과 대사가 버무려진 문체에 매력을 느낀다.

 글로만 읽을 수 없는 작가의 글이 주는 림을 상상할 기회가 있어서 더 좋았다.

정서되지 말아야 할 초고 같은 작가의 고발에 가까운 천일의 기록이 이야기로 쓰였다.


  마지막장을 덮으면서 "소설을 쓰려면 이렇게 하는 거야" 작가의 굵은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작가별 몰아보기를 하는 나의 독서습관은 아주 오래되었다.

작가의 생각이 궁금해서. 작가의 시대가 궁금해서.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마루야마 겐지는 작가의 자존심을 가르쳐 준다.

인간의 자존심을 끝내 놓지 않는다.

  빈정거림이 아닌 비판으로 예의를 지킬 줄 아는 그의 작품에 항상 고개 숙이게  된다.


간은 누구나 혼자이고,

자신의 인생도 스스로 만들어 가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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