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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개 Aug 07. 2023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2015년 노벨문학상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 전쟁터는 전쟁터지. 사람들 구경하라고 있는 곳이 아니야."

"우리가 아직 살아있는 동안 우리한테 물어봐."

"우리가 죽고 난 다음에 멋대로 역사를 바꾸지 말고, 지금 물어봐."


목소리 문학이라는 장르를 새로 만든 스벤틀라나의 이 작품은 2차 대전에 참전했던 200여 명의 목소리를 담았다.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이 책은 7년여간의 500여 차례의 인터뷰로 30여 년의 비밀을 터트렸다.


얼마나 어렸으면 전쟁 중에 키가 다 자랐을까?

기억에 의존해 터트린 그 목소리는 합창으로 울린다.


" 내 기억 속에서 합창소리가 들린다."

"웅장한 합창,

때론 노래는 없고 울음소리만 가득한 합창."


인터뷰를 하지 않은 여자는 이렇게 말한다.

" 그 여자는 제정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거야."

전쟁 중의 남자와 여자는 전우였다.

전쟁이 끝나고 돌아온 고향은 참전용사의 명단에서 여자들을 삭제시켰다.

전염병 환자 대하듯이.......

역사에서 지워지는 여자들

여자들의 감정과 영혼의 역사를 기록한 작가는 역사가다.


슈드밀라 파블린체코 중위의 309명의 독일인을 저격한 이야기는 영화를 보면서 알았건만

" 길만 생각나. 길만......"

"전진도 하고 후퇴도 하면서 지나온 길들....."

  많이 울었던 책이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전쟁이 그곳에서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역사가 된 것이 아니라 진행 중이라는 것이 아프다.

  

" 전쟁이 끝나고 나는 백발이 돼서 집으로 돌아왔어. 겨우 스물한 살에 노파처럼 머리가 하얗게 세어 버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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