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아들과 함께 살..

by 자국

아들과 함께 살 집을 지었다.

집이라는 것은 참 편안한 느낌을 주는데, 아파트가 아닌 단독주택이다 보니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시골 전원주택은 아니고, 주거 전용 단독주택부지라서 나름 주변 인프라가 괜찮은 편이다.


우리 집의 특징은 다른 단독주택과 다르게 집은 되도록 작게 하고 마당을 크게 남겨두었다.

담장은 있지만 보통사람의 키로 집안 곳곳이 훤히 잘 보인다.

길 앞에 창문도 넓어서 지나가는 사람과 눈 마주치기 딱 좋다.

보통은 사생활도 있고 보안상 모든 것이 안 보이게 하는데, 우리는 보안상 오히려 모든 게 보이게 두었다.


마당은 지나가는 사람과 어느 정도 버퍼를 만들어 준다.

그리고 이 마당은 더운 여름날 수영장을 설치할 공간이기도 하다.

간이 수영장을 설치하면 그 아래 잔디는 썩기도 하는데 금방 회복되는 것도 같다.

물놀이를 특히 좋아하는 우리 아들이 좋아할 공간이다.


딸은 이곳이 너무 조용하고 외진 곳이라 생각해 싫어하고, 아이 엄마는 마당에 꽃을 심는 재미로 늘 좋아한다. 그에 비해 나는 집이 온전한 기능을 하는 데에만 신경 쓰고 있다.

최소 30년은 잘 버텨줘야 하기 때문이고 그래서 관리하는 기술을 하나씩 익히고 있다.

실리콘도 발라야 하고, 페인트칠이 필요한 곳도 있고, 화장실 깨진 타일도 교체해야 하며, 높은 곳에 있는 조명도 교체해야 한다. 단독주택은 일이 많다.


앞으로 이곳에서의 생활이 어떨지 너무 기대된다.

마당에 나무도 좀 더 심고, 텃밭도 하나 가꿀 예정이다.

남는 벽돌로 장식용 화로도 하나 만들고, 와이프가 원하는 야외 나무 마루도 하나 설치할 생각이다.

탄화목 통나무 의자도 하나 만들고 싶지만, 방화 가능성으로 하면 안 될 것 같다.


아들 덕분에 이런 곳에 살 게 된 것에 대해 너무 고맙다.

올해 안에는 이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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