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나의 아들
아들아! 흥분을 가라앉혀. 너무 뛰잖아.
아파트 주변 사람들 찾아오겠다.
벽을 두들기면 안 돼. 그러면 아파트 전체가 울려.
조용히 조용히 사뿐사뿐 걷자.
나는 싫어! 아빠.
이 흥분을 즐기고 싶어. 이런 기분은 너무 좋잖아.
숨이 찰 때까지 뛰어야 하고, 흔들어야 해.
살아 있는 기분이고, 땀도 나고, 시원해.
그럼 아빠는 힘들잖아!
집중할 수가 없고, TV도 보기 힘들고, 책도 보기 힘들어.
제발 가만히 앉아 있을 수는 없니?
TV에서 재미있는 거 보여줄게...
잠깐 재미있기는 한데, 금방 질려~
나랑 같이 나가자.
나가고 싶어.
아님 아빠만 나가~ 난 혼자서 더 뛸 거야.
그럼 저녁밥도 먹었으니
이빨이나 닦을까? 아빠가 닦아줄게..
칫솔로 잇몸 마사지하고, 어금니 칫솔질도 하고, 치간 칫솔도 하고, 치실도 하고.
드디어 다했다. 20분이 지났네..
모든 게 익숙한 건 좋아.
아프지만 않으면 매일 입을 벌릴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많이 하면 싫긴 해.
개운한 느낌도 있는 것 같긴 해.
이빨 다 닦았으니. 이제 씻을까?
여드름 나지 않도록 비누로 잘 씻고, 머리도 감고, 땀이 찰 수 있는 부분도 구석구석 씻고
아빠가 잘 씻어줄게..
자 이제 옷 벗자.
샤워하는 것은 너무 좋아.
근데 처음 물은 약간 무서워.
그렇지만 조금 지나서 차가운 물에 손을 흔들면서 소리 지를 때 쾌감이 있어
샤워기를 찬물로 틀 거야.
안돼. 너무 차.. 따뜻하게 샤워하는 거야.
흥분하면 안 돼..
가만히 있어야 아빠가 씻겨주지..
자 이제. 수건으로 닦아 줄게.. 나가자..
기분이 좋아.
옷은 입어도 물장난해도 되지?
또 들어갈 거야..
화장실에서 할 게 많아..
가만히 있어.
로션도 바르고, 약도 바르고
옷 입자. 아빠가 끼워줄게 직접 해봐.
옳지. 잘한다. 이제 잘 준비할까?
이불속은 너무 좋아.
아빠도 들어와...
하지만 아직 잘 시간은 아닌 것 같아.
침대에서 점프하는 게 재미있어.
그래 그렇지만 조심해야 해.
다치지 않도록.
그만 그만.. 더 이상은 안돼.
이제 진짜 자자. 침착해야지. 불 다 끌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