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비대면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 다양한 식이 지향
아래 비대면 인터뷰는 다양한 식이 지향을 가진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음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의 왜곡을 방지하고자 질문에 대한 답변은 내용 상의 수정 없이 가져왔으며, 에세이의 의견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하루 한끼는 비건식으로!>
Q.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00 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O하입니다.
Q. 스스로의 식이지향(식이정체성)을 어떻게 규명하고 계신가요?
A. 하루에 한 끼 이상은 비건식으로 먹고자 노력 중입니다.
Q. 본인의 식이정체성을 가지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요?
A. 외국에 갔을 때 식당 메뉴판에 비건, 락토 베지, 페스코 베지 등의 옵션이 있는 것을 보고 처음으로 비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 이후 비건에 대해 여러 기사와 영상을 찾아보다 비건식을 지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아무래도 밖에 나가서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일이 많다보니 완전한 비건식을 찾기가 힘들었는데, 코로나로 삼시세끼를 집에서 해결하다 보니 하루에 한 끼 이상을 비건으로 먹을 수 있게 되었어요.
Q. 비건으로 살아가는 것이 당위라고 생각하시나요 혹은 개인의 식이지향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나요?
A. 비건 제품과 식당이 많지 않은 만큼 모두에게 비건의 삶을 강요할 수는 없겠지만, '비건을 지향하는 삶'은 이제 당위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1 명의 완벽한 비건보다 100 명의 불완전한 비건 지향인이 더 가치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비건이 지향하는 지점은 이 작은 행성에서 많은 생명체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한 번쯤 생각해 봐야하는 문제라고 봅니다. 불필요한 육식을 줄이고, 과도한 육식 전시를 지양하고, 비건 음식을 시도해보는, 이렇듯 우리 일상에 큰 타격을 주지 않는 사소한 행동들이 모였을 때 우리의 사회는 그 전보다는 더욱 나은 방향으로 바뀌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Q. 비건 생활에서 힘든 점이 있으시다면?
A. 주변 마트에서 비건 식재료를 찾아보기 힘들어서 식재료를 구매할 때는 대부분 인터넷 쇼핑으로 구매하는 편이에요. 이마트, 롯데마트 등의 대형마트에 많은 비건 브랜드가 입점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사회적으로 비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여러 기업에서 비건 제품이 나오고 있는데, 이때 비건과 베지테리언을 헷갈려 우유, 계란 등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기업에서 비건 제품을 만들 때 조금 더 꼼꼼하게 성분을 신경 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Q. 비건에 대한 오해?
A. 내가 가진 편견은 아니지만 비건을 지향한다는 이유로 까탈스럽게 군다, 유난 떤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비건을 지향 하지 않는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먹는 일에 더 까다롭게 유난 떠는 게 맞아서 별 말 하지 않았습니다.
Q. 비건 생활에서 오는 이점?
A. 나의 행복이 어떤 존재의 착취를 통해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만족스러움, 그리고 아직은 비건 식당과 식재료가 흔하지는 않다보니 요리 실력이 많이 늘었어요.
Q. 식이 지향을 넘어 비건 제조업(의류, 잡화, 생활용품, 화장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비건식을 지향하다 보면 아무래도 전반적인 비건 산업 전체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내가 소비하는 모든 것이 동물과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항상 경계하며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되도록 비건 화장품을 사용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의류와 관련해선, 패스트 패션이 환경오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를 듣고 새 옷 구매를 자제하고 있습니다.
Q. 추천하는 비건 메뉴, 비건 식당!
A. 유튜브에 좋은 비건 레시피 영상이 많아서 한두개씩 따라하는 중이에요. 얼마 전에는 비건 쯔유를 만들어서 레몬딜냉파스타와 메밀소바를 해먹었습니다. 그리고 마침 집 근처에 '비건 비거닝'이라는 맛있는 비건 베이커리가 생겨서 베지가든 드레싱과 여러 야채를 넣은 치아바타 샌드위치를 자주 해먹어요. 가장 좋아하고 자주 가는 비건 음식점은 학교 근처의 '이 세계는 놀이터예요'와 '베가니끄'인 것 같아요. 특히 '베가니끄'의 크럼블 케이크 종류가 정말 맛있어요, 추천합니다!
<폴로 베지테리언이자 플렉시테리언>
Q.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A. 저는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에 재학 중인 문연정입니다. 현재 <코코아 마시며 써봤습니다>라는 단편소설집 출판을 준비 중이에요!
Q. 스스로의 식이지향(식이정체성)을 어떻게 규명하고 계신가요?
A. 저는 폴로베지테리언이지만 종종 플렉시테리언도 되는 선택적 채식주의자입니다. 평소에 달걀, 유제품, 생선, 닭고기까지는 먹지만 붉은 살코기는 먹지 않아요. 하지만 교수님과 함께하는 회식 자리처럼 불가피하게 붉은 살코기를 먹어야 하는 경우에는 플렉시테리언으로 붉은 살코기도 먹곤합니다.
Q. 본인의 식이정체성을 가지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요?
A. 어렸을 때부터 환경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고, 그 관심을 계속해서 실천 가능한 범주 내에 있는 자연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들은 최대한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어서 실천하고 있어요.
Q. 비건으로 살아가는 것이 당위라고 생각하시나요? 혹은 개인의 식이지향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나요?
A. 개인의 식이지향에 가깝다고 생각하지만, 육식을 과도하게 하는 사람들이 그 횟수를 줄여야 하는 것은 당위라고 생각합니다.
Q. 비건 생활에서 힘든 점이 있다면?
A. 비건 물품 코너가 대형마트에 따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비건 재료가 가격이 너무 높다는 점이 개선되었으면 좋겠어요.
Q. 비건에 대한 오해?
A. 동경은 있었지만, 편견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Q. 비건 생활에서 오는 이점?
A. 내가 지구를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안도감과 뿌듯함을 느낍니다. 내가 더 멋진 사람이 되어가는 듯한 기분도 들고요. 그 외에는 보다 건강한 식재료들을 자주 섭취하게 된다는 점이 좋은 것 같습니다.
Q. 식이 지향을 넘어 비건 제조업(의류, 잡화, 생활용품, 화장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이미 사놓은 것이나 쓰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사용하고 있지만 새로 사는 것은 비건 물품을 소비하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식이지향을 바꾸는 것보다 비건 제조업을 지지하는 것이 더 실천하기 쉽다고 생각해서 비건 제조업이 활성화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Q. 추천하는 비건 메뉴, 비건 식당!
A. 사실 자취생으로 잘 먹는 것 자체가 많이 귀찮아요. 평소 주식이 현미밥에 달걀, 현미밥과 참치통조림 그리고 비건라면 등이라 요리를 즐겨하지는 않습니다. 자주 가는 비건 식당은 사당역에 있는 '남미플랜트랩', '거북이카페', 그리고 성균관대 주변에 있는 '벨라튀니지(후무스와 비리야니)'입니다. 그 외에도 이슬람과 인도 문화권의 식당을 가면 비건 메뉴를 찾기가 쉬워서 자주 가는 것 같아요.
Q. 기타 하고싶은 말
A. 주변 사람들이 너 하나가 그렇게 발악한다고 지구는 바뀌지 않는다고 하는데, 저는 오히려 이 말이 모순적으로 느껴집니다. 나 하나도 바뀌지 않는데 어떻게 지구를 바꿀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싶어요.
<육고기를 먹지 않는 페스코베지테리언>
Q.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A. 서울대학교 언어학과에 재학 중인 최 0 원입니다.
Q. 스스로의 식이지향(식이정체성)을 어떻게 규명하고 계신가요?
A. 육고기를 먹지 않는 페스코 베지테리언입니다. 하루 한 끼 이상은 비건식으로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외식을 할 때에는 덩어리 육고기를 제외하고는 자유롭게 다 먹고 있어요.
Q. 본인의 식이정체성을 가지게 된 동기가 무엇인가요?
A. 동물 복지와 환경 문제에 관심이 있어서 관련 컨텐츠들을 많이 보면서, 동물, 환경, 건강을 위해서 고기를 먹지 않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제가 10년을 키우던 강아지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게 되었는데, 강아지를 보내는 과정에서 채식에 대한 생각을 좀 더 확고하게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강아지와 사람은 이렇게나 사랑하는데, 내가 다른 동물들은 나와 교감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이 다른 동물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학대 당하는 걸 내 눈으로 보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연스럽게 먹고, 학대에 동참하는 건 너무 모순된 일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육식을 할 때마다 죄책감이 느껴졌어요. 근데 채식을 하겠다고 확실하게 선언을 하지 않으니 스스로 타협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고기를 계속 먹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채식에 대해 좀 더 고민하다가 <아무튼 비건>이라는 책을 읽었어요. 책에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뭔가 읽으면서 용기가 생겼던 것 같아요. 불완전한 채식주의자라도 되어보자, 육고기라도 먹지 않겠다고 선언해보자,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싶었고, 그래서 페스코베지테리언이 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Q. 비건으로 살아가는 것이 당위라고 생각하시나요 혹은 개인의 식이지향에 가깝다고 생각하시나요?
A. 저는 개인의 식이지향에 가깝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채식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어요. 육식 위주의 식생활이 뿌리 깊은 문화로 자리 잡은 사회에서, 육식을 당장 그만 두고 채식을 하라고 강요하는 건 어쩌면 폭력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들에게는 육식이 지금까지의 당연한 식생활일 테니까요. 다만 저는 채식을 하는게 개인의 건강에도, 동물과 환경에게도 좋은 영향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하고, 그걸 더 많은 사람들이 했을 때 그 좋은 효과가 더 커지는 건 당연한 일일 테니까, 채식 문화가 더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거죠.
Q. 비건 생활에서 힘든 점이 있으시다면?
A. 혼자 식사할 때에는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다만 지인들과 함께 식사를 할 때, 아무래도 상대방이 저의 식이지향에 신경을 써서 식당이나 메뉴를 골라주는 경우가 많아요. 채식을 지향하지 않는 사람들도 저로 인해 메뉴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거니까, 신경이 쓰이고 미안할 때가 종종 있는데, 그게 힘들다면 힘든 점인 것 같아요. 그래서 채식 옵션이 있는 식당이 아주아주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채식으로도 다양한 식당과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요.
Q. 비건에 대한 오해
A. 딱히 없었던 것 같습니다.
Q. 비건 생활에서 오는 이점?
A. 육고기를 먹지 않으니 고기를 먹을 때 느끼던 죄책감을 이젠 자주 느끼지 않는게 가장 좋습니다. 하루를 비건으로 산 날은 뿌듯함도 느껴져서 좋고요. 그리고 유제품이 잘 맞지 않는 몸이었는데, 유제품을 줄이니 배탈이 잘 나지 않아서 좋아요.
Q. 식이 지향을 넘어 비건 제조업(의류, 잡화, 생활용품, 화장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잘 실천하고 있지는 않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건 제조업이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고, 저도 많이 사용해보고 싶습니다.
Q. 추천하는 비건 메뉴, 비건 식당!
A. 맛있는 비건 베이커리들이 정말 많아요. '빵어니스타', '찌니빵공장', '에이밍마켓', '본디' 등 일반 빵 못지 않게가 아니라, 그냥 정말 맛있습니다. 비건 식당은 이태원 '플랜트'! 후무스 샐러드와 두부시저랩이 정말 맛있어요. 망원동 '어라운드그린'의 피자와 두부덮밥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카페도 망원동 '두두리두팡', 익선동 '앞으로의 빵집'이요!
Q. 기타 하고싶은 말
A. 불완전해도 좋으니, 채식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본인이 할 수 있는 선에서 아주 가볍게라도 채식을 실천하셨으면 좋겠어요. 다른 존재를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니까요! 정말 어렵지 않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