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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맥도강 Sep 04. 2023

퀸덤 엄마의 교훈

시골초등학교 이야기 

점심을 먹고 조용한 사무실에서 오랜만에 차 한잔의 여유를 가질 때였다. 

사무실에 들른 공 회장이 자리에 앉자마자 이 교장에게 전화했다.

구청장을 만나서 한번 더 재차 다짐을 받았으면 하는데 함께 구청에 들어갈 시간이 되겠느냐고 물어보기 위해서다.

그런데 뜻밖의 답변이었다.

“공 회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지금 곧 수술실로 들어갈 예정입니다”

화들짝 놀란 공 회장의 목소리가 빨라진다.

“왜요? 교장선생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오늘 자그마한 교통사고가 있었습니다. 크게 걱정하실 정도는 아니니까 염려하지 마시고요,

그나저나 오늘 구청에는 같이 못가 드리게 돼서 공 회장님께는 대단히 죄송합니다,

수술 마치고 좀 정신이 돌아오면 다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공 회장은 전화기를 내려놓자마자 뭔가에 홀렸다는 듯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몇 번이나 토닥거린다.

그러더니 서둘러서 학교로 전화하여 교감과 통화했다.

교감의 말은 이 교장이 오늘 아침에 출근 중에 자신의 차량으로 교각을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다고 한다.

이 사고로 우측 하퇴부를 크게 다쳐서 지금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교장은 교감에게 명령에 가까운 특별한 당부를 하더라는 거다.

모든 학사 일정은 교감의 책임 하에 정상적으로 진행하되 이번 주말까지는 그 누구도 병문안을 안 왔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다음날 아침, 한통의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 교장이 보낸 문자 메시지였다.

'어제 두 시간 동안의 대수술 후 무통의 밤을 보내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걱정해 주신 모든 분들께 아무 걱정 마시라고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참 대단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사람들로선 큰 수술을 마친 다음날 이렇듯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이런 종류의 문자를 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다.

이 교장의 사고 소식은 마을에서도 큰 뉴스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안부를 걱정하며 함께 병문안을 가자고 했지만 교감에게 전달된 당부의 말이 있었으므로 병문안은 주말 이후로 연기해 둔 상태였다.


그러던 오후 무렵의 한적한 시간이었다. 사무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수고 많으십니다. 배영초등학교에 대해서 여쭤보고 싶어서 전화드렸습니다!”

“예, 그런데 무슨 일이신지요?”

“저는 명지오션시티에 있는 퀸덤아파트에 살고 있는데요, 우리 아이가 이번에 초등학교를 입학합니다.

제가 아는 분한테 들었는데 배영의 교육프로그램이 훌륭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검색을 해보았더니 확실히 다른 학교들하고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배영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서 전화드립니다!”

“그런데 우리 사무실은 어떻게 알고 전화하셨습니까?”

배영을 찾아가다가 도로 입구에 부동산 사무실이 있기에 간판보고 전화 드립니다!”


한두 명의 입학생도 절실한 상황에서 순간 이것이 웬일인가 싶었다.

불현듯 머릿속에서는 서울강남에서도 유학을 보낸다는 지리산초등학교가 떠올랐다. 잘하면 우리 학교가 당면한 현재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뜻밖의 방안이 될 수도 있었다.

우선 목청부터 다시 한번 새롭게 가다듬었다. 그리고 작심을 하고서 우리 학교를 신나게 자랑하기 시작했다.

교장선생님은 2008년에 교장·교감 다채널평가에서 부산교육청 최우수교장으로 선정되었다는 이야기,

2009년에는 전국에서 단 세 명만 뽑다는 아름다운 경영자상을 수상했다는 이야기,

대개 다른 선생님들은 시골학교에서 2년만 근무하고 도망치듯 떠나시는데 우리 교장선생님은 3년을 근무하시고도 앞으로 4년을 더 근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우리 학교가 2010년에는 부산시 학교평가에서 최우수학교로 선정되어 교과부장관 표창을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로 선정되어 부산교육감의 표창을 받게 되었다는 이야기,

학교 자랑을 끝내려면 아직도 한참이나 남았는데 벌써부터 퀸덤엄마는 잔뜩 감동 먹은 목소리였다.


기왕에 시작된 나의 학교자랑은 마치 순풍을 만나서 맥도강을 신나게 질주하는 미래 배영호의 뗏목처럼 거침없이 계속되었다.

우리 학교가 18년째 이어오고 있는 한일교류가 작년에 국제 교류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다는 이야기,

15년 연속으로 부산교육청 주관 사물놀이 경연대회를 휩쓸 정도로 실력 있는 풍물패가 활동하고 있다는 이야기,

비용부담 없이 1, 2학년 전원을 대상으로 오후 다섯 시까지 전담교사가 간식도 주면서 공부를 돌봐주는 어린이 돌봄 교실을 운영한다는 이야기,

최첨단 영어교실에서는 우리 아이들이 현지의 호주 선생님과 극장판 크기의 대형 화상으로 대화하며 공부한다는 이야기,

원어민 교사인 멋진 영국 청년이 하루 종일 우리 아이들과 친구처럼 어울려서 논다는 대목에선 ‘와’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바이올린 교습과 승마 독서지도 외에도 굳이 학원을 다니지 않더라도 부족하지 않은 알찬 교육 프로그램들이 많은데 학교 홈페이지에 자세히 소개돼 있으니 참고하시라 이야기했다.


전화를 마친 후 급한 마음에 곧장 행정실장에게 전화했다. 방금 전화를 받았던 퀸덤학부형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나머지는 학교에서 잘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퀸덤아파트의 근방에는 부산에서도 손에 꼽히는 초대형 초등학교가 있다.

물론 학생 수가 많기 때문에 좋은 점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것이 불만인 학부모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일이 있은 후 어떻게 소문이 났던지 우리 사무실을 찾아오는 또 다른 퀸덤 엄마들이 있었다.

부부가 모두 서울대를 나왔다는 어떤 엄마는 학과공부는 중학교에 진학하여 시작하더라도 늦지 않는다고 하면서, 

초등학교 시절엔 다양한 경험으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순간 학습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지닌 가진 자로서의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어차피 인생자체가 온통 치열한 경쟁의 연속이라면 최소한 초등학교 과정만큼은 징글징글한 경쟁에서부터 아이를 보호해주고 싶다는 말이었다.

아이의 인생을 멀리 내다볼 줄 아는 혜안을 지닌 신세대부모로서의 지혜와 여유로움이 가슴에 와닿았다.

북적대는 콩나물교실을 피해서 우리 학교처럼 소규모 학교에서 교육받기를 원하는 학부모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 학교의 희망을 보는 듯했다.

선생님의 세심한 배려 속에서 다양한 특성화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면 지리산으로라도 유학을 보낼 수 있다는 지혜로운 신세대 엄마들의 마음일 테다. 


그런데 문제는 스쿨버스가 없는 우리 학교의 사정상 등하교를 위한 교통편의 문제였다.

 이 퀸덤 엄마들은 무려 6년 동안이나 자신의 차량으로 아이들을 등하교시킬 각오를 하면서 우리 학교를 선택해야 한다.

신세대 엄마의 이와 같은 뜨거운 교육열정을 지켜보면서 이 교장이 추구하는 특성화 교육의 중요성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학교처럼 규모가 작은 학교가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비교우위를 지닌 벤처기업이 되어야 했다.

양질의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끊임없이 연구개발하여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생존을 위한 하나의 비결임을 알게 되었다.


12월 셋째 주의 토요일이다.

오늘은 ‘어머니께 배우는 우리 전통 음식의 날’로 이름 지어진 특별한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우리 아이들과 엄마들이 함께 김장을 담그는 체험행사다.

오늘 프로그램의 취지는 전통음식을 만드는 조리의 전 과정을 익히고 체험하면서 전통문화의 소중함도 배우고,

자신들이 직접 만든 음식을 맛보면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오늘행사에 사용되는 배추와 무는 우리 아이들이 직접 학교 텃밭에서 재배한 것들이고, 담근 김장김치는 우리 마을의 독거노인들에게 나누어 줄 계획이라고 한다.

이 또한 이 교장이 추구하는 교육의 목적지가 어디쯤인지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좋은 사례였다.


공 회장과 동문회의 박 회장까지 출동했고 김장 담그기 행사에 참여했던 엄마들과 함께 과학실에 모여 앉았다.

우리 아이들과 엄마들이 합심하여 담근 김장김치에다가 방금 삶아낸 돼지수육을 반찬 삼아서 같이 점심을 먹기 위해서다.

이 맛있는 김치를 고사리 같은 우리 아이들의 손으로 직접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형용할 수 없는 벅찬 감동이 몰려왔다.

밥맛이 얼마나 좋던지 잘 아는 엄마에게 밥 한 그릇을 더 부탁했더니 그 엄마는 아예 냄비 채로 가져왔다.

함께 앉은 우리 일행들 중 어느 누구도 사양치 아니하고 밥 한 주걱씩을 추가하여 먹었다.  


먼저 식사를 마친 위원장이 엄마들의 테이블로 이동했다.

학부모회장에게 메모지를 전해주면서 엄마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 메모지에는 퀸덤엄마들의 연락처가 적혀있었다.

“며칠 전에 우리 부위원장이 여기 메모지에 적힌 엄마들로부터 문의를 받았는데 자기 아이를 우리 학교로 입학을 시키고 싶다는 겁니다.

여러 엄마들도 잘 아시겠지만 2012년에 예정된 우리 학교의 통폐합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입학생 수를 늘려야 합니다.

내년에 입학생이 다섯 명으로 파학이 되었는데 이 숫자 가지고는 학교를 지킬 수가 없습니다.

최소한 네다섯 명은 더 데리고 와야 됩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 관심이 있는 이 퀸덤엄마들에게 연락하여 우리 학교로 한번 모셨으면 합니다.

가능하면 특성화교육에 관심이 있는 주변의 다른 엄마들도 함께 오시도록 했으면 합니다.

학부모회 차원에서 학교 여기저기를 안내도 해드리고 우리 학교의 자랑인 특성화교육의 내용에 대해서도 잘 좀 설명해주었으면 합니다!”


이날 곽 위원장의 간곡한 당부는 실제로 학부모회 엄마들의 적극적이고 민첩한 대응으로 이어졌다.

그 노력이 효력을 발휘하여 결국 두 명의 퀸덤 아이들은 우리 학교의 2011학년도 입학생의 명단에 포함되는 행운아가 될 수 있었다.

지금은 전교생의 절반이상이 퀸덤아파트와 인근의 명지국제신도시에서 유학온 아이들로 구성되어 있는 실정이다.

아침과 오후의 등하교시간에 학교 정문 앞을 지날 때면 자신들의 차량으로 아이들을 내려주고 실어가는 엄마들의 모습이 이제는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그들의 표정에서는 대형학교에서는 감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수준 높은 특성화교육을 받고 있다는 만족감으로 가득하다.

이 모두가 당시 이 교장이 씨 뿌리고 꽃 피워 놓은 특성화교육의 자양분이 아직도 남아있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따지고 보면 이 교장이 아니었다 통폐합대상 학교가운데 유일하게 오늘날까지도 생존하는 특별한 행운은 없었을 듯하다.   


식사를 마친 동문들과 운영위원들은 교장실로 이동하여 함께 차를 들면서 간담회를 가지게 되었다.

애당초 공식적인 학교운영위원회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비교적 가벼운 사안이라 동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눈치 빠른 곽 위원장은 공식적인 안건을 일사천리로 처리해 버리고 기타 토의시간을 이용하여 실내체육관의 진행 상황을 논의했다.

곽 위원장은 실내체육관에 대한 교육감의 결단을 먼저 전했다.

아울러서 향후 학생 수의 추이를 지켜본 후 우리 학교의 통폐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했다.

체육관 문제는 강서구청장과 북부교육장이 서로 협의하여 잘 처리하라는 교육감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희망적입니다.

오히려 지금은 학교 통폐합 문제가 당면 과제입니다.

우리가 교육감 앞에서 큰소리쳤듯이 부산교육청이 밝힌 농어촌학교에 대한 통폐합의 가이드라인을 넘겨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학년 당 최소한 열명 이상은 유지를 시켜내야 합니다!

백번을 생각하더라도 절대로 그럴 일은 없겠지만 무슨 일이 있더라도 복식수업만큼은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두 개 학년을 합해서 십 명 미만이면 복식수업을 하게 되는데 우리 강서지역 3개 학교에 대한 2012년 통폐합 계획을 보면 모두가 복식수업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2012년이 되면 두 개 학교는 이미 복식수업이 시행되는 것으로 되어 있고, 우리 학교의 경우는 2013년으로 예정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학교의 폐교 조치를 막기 위해서는 입학생 수를 적어도 열 명은 유지해야 되겠지만 부득이한 경우라도 최소한 7,8명은 들어와야 됩니다!”


이 자리는 학교운영위원들 말고도 동문회와 체육관 추진위 그리고 교감을 비롯한 교사들까지 참여했으므로 그야말로 범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동문회의 박 회장 역시도 그날 교육감 앞에서 절대로 학생수가 안 줄어든다고 큰 소리를 쳤던 장본인이었다.

은근히 걱정이 되었던지 교감을 바라보며 말했다.

“교감선생님! 학교에서 홍보 자료를 만들어 줄 수 있겠습니까?

길게 하지 말고 A4용지 한두 장 정도로 만들어주면 우리 동문회 명의로 신문에 광고를 한번 내보겠습니다!”

옆자리에서 듣고 있던 공 회장이 묻는다.

“신문에 전면광고라도 내겠다는 겁니까? 그래서 우짜자고요?”

“우짜기는! 우리 학교가 이래 좋은 학교니까 입학생들 많이 보내달라고 일간지에 광고도 내고, 현수막도 내어 걸고, 전단지도 뿌리고,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봐야 될 것 아이가?”

공 회장이 웃으면서 교감을 바라보며 말한다.

“교감선생님! 그래 해도 되는 겁니까?”

교감도 웃으면서 말하려고 하자 좌중은 폭소가 터져 나왔다.

“글쎄요? 관례가 없어서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학교에서 하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동문회에서 하는 건데…

그런데 학교마다 입학생을 받을 수 있는 관할구역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해 보면 문제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공 회장이 다시 말했다.

“문구를 적을 때, 우리 학교를 홍보할 수 있는 내용만 적으면 안 되겠습니까?

이번에 교육청 평가에서 우리 학교가 최우수학교로 선정되었다면서요?”

교감이 그렇다고 답변하면서 교과부 평가에서는 전국 상위 50위권에 선정되어 교과부장관 표창까지 받게 되었다고 자랑하자 공 회장이 무릎을 치면서 말했다.

“바로 그런 거를 홍보하자는 겁니다,

퀸덤아파트가 있는 명지오션시티하고 공군관사 근방에도 현수막을 여러 장 내어 걸고, 또 곧 있으면 각 마을마다 대동회가 열리는데 그때 홍보자료를 나누어 주면 효과가 있지 않겠습니까?”

운영위원회의 고 총무도 한마디 거들고 나섰다.

“맞습니다! 마을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사람들 중에는 시내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봐야 합니다.

그 사람들은 우리 학교에 오후 다섯 시까지 1, 2학년 아이들을 돌봐주는 돌봄 교실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우리 학교로 입학시키려는 사람들이 많이 나올 겁니다.

출퇴근하면서 등·하교를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합니다!”


곽 위원장이 선배들 앞에서 맨 앞자리의 사회석에 앉아 있는 것이 왠지 어색했던지 구부정한 자세로 말했다.

“없는 내용을 지어내서 홍보를 하자는 것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의 우리 학교를 정확하게 알리자는 겁니다.

요즘엔 그런 일이 없습니다만 과거엔 지역에 거주하는 우리 동문들 중에서도 시내의 큰 학교로 입학을 시키는 경우도 더러 있었습니다.

우리 학교가 얼마나 좋은지를 몰랐을 때 벌어진 일인데 이래서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생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등잔 밑을 환하게 밝히자는 겁니다.

교감선생님! 곧 방학인데 바쁘시겠지만 동문회장님이 요청하신 한두 장 짜리 홍보자료, 꼭 부탁드립니다!”

“부탁이라니요? 당연히 해드려야지요,

동문님들이 이렇게까지 애써주시는데 오히려 저희들이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교감은 한눈에 봐도 참으로 인상이 선해 보이는 분이다.

속마음까지도 따듯한 자그마한 키의 교감이 몇 번이고 고개를 숙이며 고맙다고 하니 오히려 우리가 무안해진다.

회의를 마치자마자 우리 운영위원들과 공 회장은 미뤄두었던 이 교장의 병문안을 위하여 곽 위원장의 승합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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