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오후 부드러운 미풍이 상쾌함을 더할 때
시베리아로 마실 다녀온 청둥오리들이
맥도강 저편에서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강 입구에는 엄마 강과 단절된 채
외롭게 살아온 어린 강의 소망을 들어주려는지
물길을 연결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감동스럽다
강물을 가두었던 쇠창살이 사라지면
예전처럼 낙동강이 천천히 쉬어가며
바다로 흘러갈 것이다
강 주변은 많이 변했지만
그래도 강에 비친 석양의 노을을 바라보며
시인이 되었던 어릴 적 향수는 그대로 있다
우거진 갈대숲에 뜸부기가 집을 지을 때쯤
타향살이에 지친 붕어도 돌아오고
청둥오리와 함께 그리운 친구들도 고향 찾아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