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에 이렇게 진심인 적은 없었다!
오랜만에 우리 집의 모든 것을 정리하는 대청소를 했다. 대청소를 하다 보면 짐들 가장 깊은 곳에 내 어릴 적을 추억할 수 있는 물건들이 있기도 하다. 그렇게 집을 정리하던 중 엄마가 나를 불렀다. "이거 어떻게 버릴 거야?". 가서 보니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놀이터에서 놀면서 땄던 고무 딱지 산이 있었다.(산이라 해서 가늠이 안 가겠지만 약 500개 정도이다.) 어려서 버리기는 아깝고, 추억으로 남겨놓고 싶어서 그냥 놔두었던 건데. 이게 여기 있었구나. 정말 반가웠다. 하지만 여러분은 이 반가움이 왜 반가움인지 모를 수 있으니 한번 내 딱지 인생을 들려줄까 한다.
때는 2015년 어느 봄날 개학한 지 얼마 안돼 모두 어색했던 시기, 놀이터를 가보니 우리 반 친구들이 딱지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같이 했고, 하나둘씩 모여드니 놀이터의 바닥은 딱지 치는 아이들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동네에서 유명한 딱지 대유행 시절이다. 학교, 놀이터, 학원, 놀이터 아빠가 퇴근하고 부르면 집. 이게 나의 하루 루틴이자 딱지 치는 모든 친구들이 루틴이었다. 나의 하루 루틴에는 내가 딱지 10개 이상 따기 전까지 안 들어간다는 나만의 제약도 있었다. 내가 딱지 1~2개만 들고 가서 10개를 따면 딱 아빠가 퇴근하실 시간이었기에 나의 루틴은 완벽했다. 자칭 딱지왕이었던 나는 매일매일 놀이터로 출석을 하고, 친구들의 딱지를 따고 들어왔다. 매일 놀이터에서 딱지를 치면 지칠 수도 있었겠지만, 지치지 않을 만큼 딱지치기는 너무 재미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 흘러 겨울이 왔고, 하나둘씩 점점 친구들이 놀이터로 출석하지 않자 나도 딱지를 점점 치지 않게 되었다. 그래도 나는 기대했다. 내년에도 딱지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하지만 5학년 때에는 딱지가 유행하지 않았다.
이게 나의 딱지 스토리이다. 이때만 생각하면 가슴이 벌렁벌렁 뛸 정도로 그때의 나는 딱지에 진심이었다. 이처럼 하나에 모든 것을 쏟아 부울 정도로 진심이었던 적은 없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고딩, 딱지를 치기에는 좀 쪽팔리다. 그래서 가지고만 있기에는 짐만 된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당근 마켓에 100개에 만원에 팔았다. 추억될 만한 것을 가지고 있으면 좋지만 어떨 때는 놔주기도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대신에 지금 이 글이 딱지 대신 내 추억을 간직하게 해 줄 나의 대체제인 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