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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냄새나는 인간

진하게 베어 사랑하며 살고 싶어라

by 박관민

'박정민' 배우 같은 삶, '구교환' 배우 같은 삶을 살고 싶어 22살부터 현재 2025년까지 입버릇처럼 뱉어 대는 말 내 지인들은 귀 닳게 들어 이제는 질리다 못해 대답을 피한다 (알지만 말버릇이 돼버렸는데 어떡하나)

근데 이 말을 뱉은 시간은 내 몸에서 사람 냄새를 고파하며 갈구할까 그 순간에는 더 실수하고 싶고 유쾌해지고 싶으며 책 한 장 더 읽고 싶고 음악을 멍청하게 듣고 싶다 도대체 왜 뭐가 문제인 걸까


22살 연기를 시작하기 전 '2 X 9' 유튜브 채널에서 '왜 독립영화감독들은 DVD를 주지 않는가?' '플라이 투 더 스카이'를 접했다 "어 나도 영화감독이 되고 싶다" 내가 영화에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어떠한 자극적인 장면들도 아닌 이옥섭 감독님에 색깔이 진하게 벤 구교환 배우에 어조와 대사말이었다

2-3_플라이투더스카이_03-550x305.jpg 흔들리지 않으면 부러져.

그렇게 연기를 접하며 영화를 실컷 보던 중 '파수꾼'에 '베키'가 어째 계속 눈에 밟히더라 누군가 하고 보니 '박정민' 배우라고 하고 그렇게 '박정민' 배우분이 나오는 영화란 영화는 다 챙겨 보았다 (동주, 파수꾼 이 두 개는 꼭 보아라 꼭)


71793_266874_1843.jpg 영화 '파수꾼'

이 두 배우에게 푹 빠져버린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때 내가 가지고 있던 배우의 편견과 다르게 되게 편안하고 사람 같았다 연기가 아닌 자신을 투영해 말한다고 느꼈으며 자신에 삶을 계속 고찰하며 나오는 결과물 같았다고 느꼈다

두 번째는 사람 냄새가 진한 사람들이었다 이 배우분들을 계속 찾아보며 부럽기도 하며 닮고 싶은 부분은 자신에 직업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에 삶을 '진짜'로 살고 말하며 자신의 모습이 어떠하든 자기 이름 석자 대로 살았다 특히 박정민 '쓸 만한 인간'을 읽으며 내 삶은 솔직한가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기울였다


난 솔직한 사람이 아니었다 매사 진지했으며 나를 얽매이며 우울감이 만들어낸 스스로를 '진짜'라고 믿고 굳게 믿으며 살아왔다

난 댄서니까 예술하는 사람이니까 특별을 쫓고 쫓다 사실 내가 누군지에 대해선 전혀 고찰하지 않았었다 그 삶이 멋지다고 믿었으니까

그래서 이 두 분이 부러웠던 거다 진심으로 사람 냄새 가득해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은 끊임없이 가져가면서도 솔직함을 보여줘서 나도 그러하고 싶어 했던 거다

실수하고 싶고 웃고 싶으면서도 엉터리로 하루를 보내다가도 다음 날 하늘을 보며 이쁘다는 생각을 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늘 한번 보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싶었던 거다


예술이라는 말이 난 아직도 무겁게 느껴진다 입에 담을 때마다 몸 한 곳이 걸리며 뱉지 않아야 했었는데 하며 후회가 날 밀어내는 느낌이다

날 진실되게 바라보는 게 어렵다는 느낌을 받는다 당장 이 글만 봐도 힘이 잔뜩 들어가 있지 않은가 아직은 두렵다 나에 대해서 솔직하게 말하고 오타 하나라도 나는 게 그래도 이 과정이 참으로 사람 냄새나지 않은가 실수를 두려워하는 건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이며 그걸 받아들이며 보듬아 내는 힘을 갖는 과정까지 사람이기에 우리 모두 자신을 사랑하기에 겪을 수 있는 시간이다


나중에 내게 사람 냄새가 나면 말해줘라 나 정말 기뻐하며 길 가다 넘어질지도 모른다

그럼 다시 일어나 기뻐하며 오늘 하늘이 너무 이쁘다고 말해줄 테니 우리 모두 진실되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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