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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너 좋다고 얘기해 주래

근데 꼭 너만 알고 있으라던데

by 박관민

어떠한 선택도 내가 감당해야 하며 따라오는 책임을 무의미하게 두려워하는 요즈음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게 감사하면서도 결정하고 포기 후 오는 회의감이 올해의 시작을 끊을까 봐

머물지도 떠나지도 못한 채로 변화가 처음으로 두려운 2025년 1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는 무언가 쉽게 질려하는 편이며 결정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고 선택했으면 주변을 두지 않고 떠나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정이 많음은 인지하고 있었으며 감정에 취약한 건 알고 있었지만 피부로 느낀 건 지금이 처음인 거 같습니다 사실 알고는 있었지만 직접 느끼게 해 준 무언가가 없었다는 말이 더 가까운 거 같기도 하네요


저는 어떤 선택을 해도 몇 개월은 저를 옥죄이며 선택한 과정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며 과거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보낼 거 같단 생각입니다 후련하겠죠 아닌가요 미련 한가득 가지고 덜어내기를 반복할까요


선택의 값은 결정에 비례하지 않더라고요 예상치 못한 사건들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는 망상 등 전혀 계산적이지 않아요 그래서 오는 기쁨이 깊이 울릴 때도 있고 불우한 시간이 머리를 헤집어 앞이 잘 보이지 않을 때도 어떻게든 살아가는 거 보면 저 또한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살고 있나 싶습니다


요새 손글씨를 잘 쓰고 싶어요 비록 글을 쓰고 있지만 부끄럽게도 손글씨가 많이 엉망입니다 자필로 무언가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냥 휙휙 갈기는 것들을 한번 더 생각하고 쓸 수 있게끔 그래도 엉망일 때가 많아요 그래도 한 번씩 잘 써진 글씨를 보면 작은 희열감을 느끼기도 하답니다


세상은 저에게 최악의 선택지를 주지 않아요 최고의 길을 갈 수 있게끔 대신 강해질 수 있는 기회를 줄 뿐

모든 과정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고 싶습니다 잠깐동안은 주변을 내려놓고 저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 조금 더 투자할 수 있기를

2025년은 그런 해 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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