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을 고요하게 지켜볼 수 있는 사람
나는 언제나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이 나에게 주어지면 결과가 아닌 움직임을 실천해야만 했던 동기 안에서 실체가 있었던 움직임을 사랑하는 시간이 필연적으로 내게 주어졌던 거 같다
결과가 언제나 중요했고 결과를 위해 나를 또는 남을 희생하는 순간이 오더라도 전혀 개의치 않고 줄을 끌어당기며 달려왔던 내가 결과가 녹슬고 낡아졌을 때 그 과정을 한번 더 돌아보고 사랑하는 순간이 무조건적으로 오는 게 다시 생각해 보면 아이러니하며 스스로가 이해가 잘 안 되지만 그 과정이 싫지만은 않는 그런 그냥 그런 생각이 강하게 존재한다
글은 참 좋다 사랑이 시작되면 떠오르는 문장들과 과할 정도로 색깔이 없던 색감이 내 눈에 더 진하게 담겨오고 지금 이 순간 한번 적어보고 그 문장을 아끼며 다시 보는 과정, 어떠한 문장과 내용을 담을까 고민하며 삶을 돌아봤을 때 한번 적고 지나가는 게 아닌 내가 내 삶을 다시 돌아보며 향과 인연이 짙어지는 삶을 한번 더 느끼는 과정 이 모든 것들이 글을 사랑하고 글을 사랑하는 누군가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마음이 느껴지는..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시간이 문장으로 승화되는 순간이 매번 존재하는 거 같다고 느낀다
나는 내가 무심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무심함을 찾기 위해 시야를 가리고 감정을 가뒀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님을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무심한 사람과 느긋함을 아는 사람에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그저 감정에 동요되지 않는 사람이 부러웠고 되고 싶었다
난 아직도 느긋하고 여유로움을 풍기며 나에게 큰 사건이 그 사람에게 작은 사건으로 받아져 가벼운 한마디로 감정을 정리하고 내뱉는 사람이 좋다
난 이제는 사건을 진지하고 사랑할 줄 알며 사랑에서 얻은 정적과 배신감으로 누군가를 다시 사랑할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오로지 그 사람을 사랑할 줄 알아가는 내가 좋다
나도 좋고 너도 좋다
다름은 언제나 빛나는 것이며 다름으로 인해 지어내는 이야기는 더 넓어진 세상을 만들어갈 수밖에 없으며 그 세상은 또 다름을 낳고 우리는 그 안에서 수없이 갈등하고 입 맞추며 이야기하다 다른 세상을 만들어지기를 앉아 기다릴 거다
기다리다 내 몸이 썩어가면 그조차도 사랑할지 고통스러워할지 아직은 미지수지만 그 순간에도 너가 받아들이는 과정을 사랑하고 내가 받아들이는 과정을 좋아하며 우리가 다름으로써 하나가 되는 순간을 만끽하지 않을까.. 그러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