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시절(13)] 어린이집의 추억

장애 아동 어린이집

by 고미사

첫 출근은 언제나 떨린다.


2017년 9월, 서울 4호선 지하철을 타고 한 어린이집으로 첫 실습을 갔다. 내 전공은 아동 관련이 아니었지만, 어떤 직종이든 자유롭게 선택해서 경험해 볼 수 있는 개인 노동 기간이라서 어린이집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걸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어린이집에서의 일은 기쁘게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첫날에 모든 선생님들께 인사를 드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지 업무들을 눈여겨보았다. 오전에는 10세 이하 반 아이들 프로그램을 도와주고, 오후에는 10세 이상 반 아이들 프로그램을 도와주었다. 선생님들이 모두 여자분들이셔서, 무거운 짐을 옮긴다거나 남자아이들 화장실 문제나 다툼이 있을 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주중에 매일 아이들을 보면서 참 여리고 보호받아야 할 소중한 존재라고 느꼈다. 더군다나 이 어린이집의 아이들은 각자의 불편함을 안고 있었다. 정신적, 신체적 결함을 안고 사회에서 사람들 눈길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걸 생각하니, 아이들의 가족분들 또한 어려움이 크실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오후 4시경, 하루가 끝나고 아이들을 데리러 오신 부모님들을 짧게 뵐 수 있었다. 모든 아이들이 그 순간만큼은 환히 웃으며 부모님 품에 안겼다. 부모님들도 밝게 웃으며 안아주었다.


두 달 동안 아이들과 소풍도 가고, 선생님들과 회의도 하고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아이들이 부모님을 만나며 지었던 미소들이다. 어린이집에서 일하시는 선생님들도 가끔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실 텐데 매일 많은 일종들을 소화하시는 모습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어린이집의 아이들 덕분에 내 행동과 생각도 변화를 맞이했다. 몸이나 마음이 불편한 분들이 계시면 망설임 없이 또 너무 과하지 않게 도와드려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다. 살면서 또 이렇게 도와줄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주저 없이 다시 해보고 싶다.


벌써 7년이 지난 지금, 그때 그 아이들도 많이 자랐을 텐데 당당하게 가족과 함께 잘 지내고 있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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