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장

by 고미사

청소를 하려고

오랜만에 신발장을 열었다


많은 먼지와

언제 들어왔는지 모르는 작은 모래알갱이들이

나를 반겼다


신발을 들어내고

멀리서 보았을 땐 보이지 않았던

켜켜이 쌓인 먼지를

걷어낸다


신발장이 깨끗해지니

신발이 눈에 들어왔다


새로 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하얗던 밑창은 회색이 되었고

반들하던 신발코는

어디에 부딪히며 다녔는지

상처가 나있다


하루하루 바쁘게 살았구나

가까이 있는 것도 못 보며 살았구나


처음 신었을 때

기뻤던 그 마음을 아직도 기억한다

신발을 빨고

그때의 그 기쁨을 다시 안고 살아가야지


혹시나 또 잊고 사는 건 없는지

잠시나마 내 주위를 둘러본다


신발장 열어보기를

참 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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