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를 건네주던 시구詩句들
네일살롱은 토요일이 가장 바쁜 날이다.
손님들도 바쁘고 주인도 바쁘고 종업원들도 바쁘다.
집안일을 끝내고 저녁준비까지 해놓고 나면 시간은 벌써 줄행랑을 치고 있다.
빨랫감 바구니와 핸드백을 차에 싣고 문밖을 나선다.
어느새 여름이 와 있다. 활짝 핀 수국을 보며 혼자 말했다. '계절이 오는 것도 모르고 살았네!'
드루넥 브리지(Througs Neck Bridge)를 바라보며 크로스 아일랜드 파크웨이(Cross Island Parkway)를 탄다. 달리고 달려 잭슨 하이츠(Jackson Heights)에 도착하면 손님들은 줄 지어 기다리고 있다.
토요일 오후 두 시.
남들은 귀가를 서두르는 시간에 세상을 나를 빙빙 돌리고 있다.
두 손은 손님에게로 두 발은 빨래방으로 손도 발도 마음까지 달라고 한다.
"아 이게 사는 건가"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반쯤 열려있는 가방 속으로 눈물 한 방울 뚝 떨어진다.
언제나 입을 벌린 채 아무렇게나 뒤섞여 있는 잡동사니들 사이로...
손님들이 빠지고 빨래방 수건들이 말려갈 때쯤
되는대로 가방에 쑤셔 온 시 한 줄을 읽는다.
'괜찮다고', '그렇게 사는 거라고'.
가뿐 숨을 다독이며 위로를 건네주던 수많은 시구詩句들.
'내가 세상을 돌릴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