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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운 Mar 30. 2023

사라지다

2023년 3월 30일

분명 이 서랍이었던 것 같은데

사라지다


"분명히 있었는데.."

이 방은 난장판으로 저 방은 뒤범벅판으로 만들며

나는 말하고 또 말한다


자주 얼굴을 볼 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종종 대면이 필요해지는 물건들

그동안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

나라는 주인 놈에게 서운함을 느꼈다는 듯

마법처럼 사라져 영 나타나지 않는 그런 물건들

아무도 안 버렸는데 분명히 여기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진 그런 물건들


"분명히 있었는데.."

허탕을 친 나는 어딘지 서늘해짐을 느낀다

혹시 누군가가 필요로 할 때

마법처럼 사라져서 영 나타나지 않는

그런 놈, 내가 그런 놈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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