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춘곤증이라 생각했는데… 3주 넘는 피로 ‘이 질환’ 의심해야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마음은 가벼워지는데, 몸은 점점 무거워진다.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무기력함, 낮에도 꾸벅꾸벅 졸음이 밀려오고, 일은 손에 안 잡힌다.
‘아, 춘곤증이겠지.’ 나 역시 그렇게 넘기곤 했다.
하지만 작년 봄은 조금 달랐다.
주말 내내 잠을 자도 월요일 아침엔 여전히 피곤했고, 계단 몇 개 오르는 것도 버거웠다.
3주 넘게 피로가 사라지지 않자 혹시 하는 마음에 건강검진을 받았고, 의외의 결과를 마주했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모든 피로가 다 춘곤증은 아니라는 걸.
지금 이 글을 읽는 누군가도, 혹시 그 피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을까?
춘곤증일까, 질병의 신호일까?
춘곤증은 말 그대로 봄철에 느껴지는 계절성 피로다.
햇빛이 길어지고 기온이 오르면서 생체리듬이 흔들리고, 신진대사도 갑자기 변하기 때문에 누구나 겪을 수 있다.
2~3주 정도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몸의 적응기’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이상 피로가 계속된다면?
여기서부터는 다른 이야기가 된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경계에서 신호를 놓친다.
특히 40~50대 중년층은 몸의 피로를 ‘나이 탓’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반복되는 피로감, 체중 변화, 집중력 저하는 만성피로증후군 또는 기저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남성과 여성, 각기 다른 피로의 원인
남성의 경우, 지속적인 피로는 간 기능 저하나 당뇨, 심하면 암과 같은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 있다.
특히 간은 ‘침묵의 장기’라 불릴 정도로 증상이 늦게 나타나, 피로가 거의 유일한 단서가 되기도 한다.
여성은 조금 다르다.
빈혈, 갑상선 질환(기능저하증 혹은 항진증), 심지어 폐경으로 인한 갱년기 증상도 봄철 피로와 혼동되기 쉽다.
갑상선 호르몬 하나만으로도 몸 전체의 컨디션이 뒤바뀌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치면 회복이 더뎌진다.
만성피로증후군일 가능성은?
‘피로는 쉬면 나아진다’는 상식이 통하지 않을 때,
그리고 그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의심해야 할 것이 바로 만성피로증후군(CFS)이다.
단순히 힘든 게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온몸이 뻐근하며, 사소한 일에도 숨이 차다.
두통, 인후통, 기억력 저하 같은 이상 증상까지 함께 나타날 수 있다.
과학자들은 원인으로 면역 체계의 불균형, 바이러스 감염 후유증, 호르몬 변화, 극심한 스트레스 등을 꼽는다.
이유는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하나다.
‘몸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을 더 이상 무시해선 안 된다는 것.
생활 습관부터 점검해보자
춘곤증이든 만성피로든, 우선 내 일상을 되짚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 아침 햇살 30분: 아침에 햇빛을 쬐면 멜라토닌 분비가 조절돼 밤잠의 질이 좋아진다.
� 낮잠은 30분 이내로: 과도한 낮잠은 오히려 밤잠을 방해한다.
⏰ 수면 리듬 유지: 주말 늦잠도 자제하자. ‘늦잠’이 아니라 ‘리듬 깨짐’이다.
� 비타민 B군 섭취: 현미, 통밀, 보리 등은 에너지 대사에 도움을 준다.
�♀️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걷기, 자전거, 수영은 피로 해소에 확실한 무기다.
이 간단한 변화들이 봄철 피로를 줄이고,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를 조기에 감지하게 해준다.
혹시 나도? 체크해보자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더 이상 춘곤증이라고 넘기지 말자.
✔ 3주 이상 피로가 지속되고
✔ 푹 자도 피로가 사라지지 않으며
✔ 체중이 줄거나, 미열, 두통이 동반되고
✔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집중력이 흐려지고
✔ 특히 40~50대 이후 피로가 점점 심해진다면
이제는 건강 이상일 수 있다는 전제로, 진단을 받아보는 게 현명하다.